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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레이드' 달러 강세…블랙록 "대선, 시장에 안 중요"
기사 작성일 : 2024-10-22 11:00:18

미 달러화 지폐


[EPA 자료사진]

차병섭 기자 = 다음 달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올라가면서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 자산으로 꼽히는 달러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21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27일 100.157로 저점을 찍은 뒤 3.8%가량 반등, 이날 104.016까지 올라왔다.

달러인덱스가 104를 넘은 것은 지난 8월 2일 이후 2개월여 만이다. 한국시간 22일 오전 10시 2분 기준 달러 인덱스는 103.946 수준이다.

게다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보면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이 15일까지 일주일간 달러 약세에 대한 베팅 규모를 80억 달러(약 11조원) 정도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코로나19 확산 당시인 2021년 3월 이후 최대치로, 이달 초만 해도 달러 약세 베팅 규모는 130억 달러(약 18조원) 이상이었는데 현재는 강세와 약세 전망이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 보편 관세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이는 인플레이션 요인이며, 이에 따라 금리가 오르면 달러 가치도 따라 상승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가에서는 관세 정책으로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중국·멕시코 등 무역 상대국 통화 가치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 정책 불확실성 감소로 안전자산으로서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 대상으로는 달러화뿐만 아니라 비트코인과 '트럼프미디어' 주식 등도 꼽힌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미국 증시 수석 전략가는 일각에서는 관세정책과 이민 제한 등을 근거로 그의 당선이 경제성장과 증시에 부정적으로 보지만, 2016년 그의 첫 당선 때 시장에서 확인된 '동물적 야성'(animal spirit)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6년 그의 당선 후 3개월간 영세기업들의 심리에 적어도 40년 만에 가장 큰 긍정적 효과가 있었으며, 개인투자자들의 심리도 개선됐다는 것이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 월가가 실망할 수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에도 주가가 내려갈 수 있다면서 "상승분이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면 특정 부문은 '뉴스에 매도하는' 현상에 취약할 수 있다"고 봤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한 행사에서 "이번이 일생 최대의 선거라는 말을 듣기에 지쳤다.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운용자산 11조5천억 달러(약 1경5천889조) 가운데 절반 이상이 퇴직연금 자금이라면서 "어느 특정 시기의 시장 등락에 대해 너무 과도하게 몰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정말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안전자산 수요 덕분에 달러 가치가 강세라는 견해도 있다.

더크 윌러 등 시티그룹 전략가들은 채권 투자자들이 대선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 포트폴리오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을 줄이고 있다면서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불확실성의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을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63.9%로 해리스 부통령(36.0%)을 크게 앞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 외국인이 소유한 의문의 계좌 4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에 거액을 베팅한 정황이 있다면서, 여론조사 결과와 괴리가 큰 만큼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CFTC 로스틴 베넘 위원장은 이날 "민주주의와 선거를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다"면서 선거 관련 베팅을 허용할지 여부를 의회가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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