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나승엽
[촬영 이대호]
이대호 기자 = 다음달 13일 막을 올리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출전을 앞둔 한국 야구대표팀은 현재 무한 경쟁 중이다.
일본 등 대회에 출전하는 경쟁국들이 28인 최종 엔트리를 일찌감치 확정한 것과 달리,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우리 대표팀은 명단 확정을 유보하고 35명의 훈련 소집 명단만 발표했다.
11월 1∼2일 예정된 쿠바전, 11월 6일 국군체육부대전 등 세 차례 평가전까지 살피고 명단을 정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엔트리 대다수 자리는 채워졌지만, 1루수와 대타 등 몇몇 자리는 여전히 경쟁 체제다.
1루수 나승엽(22·롯데 자이언츠)도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올 시즌 121경기에서 타율 0.312, 7홈런, 66타점, OPS(출루율 장타율) 0.880으로 활약해 데뷔 첫 '3할 타자'가 된 나승엽은 정확한 타격과 선구안이 돋보이는 선수다.
류 감독이 "타격 자세가 예쁘다"고 칭찬할 만큼, 대표팀에서 타격 재능으로는 뒤처지지 않는다.
나승엽 3점 홈런
(부산= 강선배 기자 = 28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5회 말 롯데 공격 롯데 나승엽이 무사 1, 2루 상황에서 우월 3점 홈런을 치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4.9.28
나승엽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정규시즌과 다른 분위기다. 잘하는 선수들이 다 모여 있어서 재미있고, 배울 점도 많다. 다들 잘 치고, 펑고 때도 계속 감탄한다"고 말했다.
나승엽은 자신의 강점으로 감각을 꼽았다.
비록 소속팀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지 못해 실전을 치른 지 오래됐지만, 대신 강도 높은 마무리 훈련을 꾸준히 소화했다.
나승엽은 "시즌이 끝나고 잠시 쉬었다가 계속 마무리 훈련을 했다. 그래서 컨디션은 큰 문제가 없다. 훈련하는 데 감각도 유지했고, 몸도 다 만들었다. 빨리 집에만 안 가면 된다"며 웃었다.
나승엽이 대표팀에 승선한다면, 1루수 혹은 대타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타격은 강점이지만, 수비에서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나승엽은 "(소집 훈련 명단에) 1루를 볼 수 있는 자원이 많다. 저도 1루에서 계속 연습 중이다.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겠다"면서 "제 강점은 (송구받는데 유리한) 큰 키"라고 했다.
'늦었네'
(도쿄= 한종찬 기자 =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안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2회말 1사 만루에서 김혜성 타석 1루 앞 땅볼 때 3루 주자 나승엽이 포스아웃되고 있다. 2023.11.16
나승엽에게 쿠바전은 대표팀 생존을 위한 마지막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승엽은 "쿠바전에서 잘하고 싶은데, 너무 잘하려고만 하다 보면 안 될 것 같다. 준비한 대로 차분하게 경기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나승엽은 대표팀에 합류하기에 앞서서 롯데 코치진의 뜨거운 환송을 받고 왔다.
'일찍 돌아오면 혼난다'는 김태형 감독의 경고도 들었다.
나승엽은 "김태형 감독님이 일찍 보지 말자고 하셨다. (대표팀) 떨어지면 바로 합류해서 훈련할 테니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해주셨다"면서 "대표팀에 승선하면 감독, 코치님들 모두 뿌듯해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욕심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