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미국 드론업체 스카이디오의 X10 드론. [스카이디오(Skydio)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권수현 기자 = 우크라이나에 무인기(드론)를 공급해온 미국 드론 제조업체 스카이디오가 중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면서 타격을 받게 됐다고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관련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 회사가 중국의 제재로 유일한 배터리 공급선이 차단되자 대체 공급업체를 급히 찾는 한편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드론용 배터리를 만드는 일본 TDK의 자회사 '둥관파워앰프' 등 자국 내 스카이디오 납품업체를 방문해 관계를 끊으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애덤 브라이 스카이디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과 만났으며 백악관 고위 관리들과도 논의했다.

브라이 CEO는 또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중국 정부의 제재에 대해 "미국의 주요 드론 회사를 제거하고 중국 드론 공급사에 대한 세계의 의존도를 심화하려는 시도"라며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공급망을 무기로 삼아 우리를 뛰어넘고 자신들의 이익을 확대하고자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미국 당국자들도 중국이 미국의 공급망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보수집용 드론 제공을 교란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 업체는 미국 최대 드론 제조사로 미군을 포함해 정부와 기업 고객을 상대로 드론을 판매하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인기를 공급해왔다.

회사 측은 정보수집과 정찰 목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드론 1천대 이상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또 자사 최신 모델인 X10이 미국 드론으로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의 전자전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수천 대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0일 중국 정부는 대만에 무기를 수출했다는 이유로 미국 스카이디오와 에지오토노미, 헌팅턴잉걸스 등 미국 군수기업 세 곳과 군수기업 경영진 10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스카이디오는 최근 대만 소방청과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중국의 제재 발표는 앞서 지난달 미국 하원이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인 중국 DJI의 신규 제품을 미국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처리한 데 뒤이어 나왔다.

한 미국 당국자는 스카이디오가 DJI의 경쟁자로 여겨져 중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된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그나마 긍정적인 측면은 이 일을 계기로 드론 공급망을 다변화해 중국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디오는 중국의 제재 발표로 드론과 함께 제공되는 배터리 수를 제한하고 있으며, 내년 봄께나 새 공급업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스카이디오는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기업과 배터리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미국 당국자들도 이 회사를 돕고자 아시아 동맹국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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