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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기소…가쓰마타 전 도쿄전력 회장 별세
기사 작성일 : 2024-11-01 10:00:59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직후 기자회견 하는 고인


[교도=]

이충원 기자 =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당시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 회장이었던 가쓰마타 쓰네히사(勝俣恒久) 씨가 지난달 21일 세상을 떠났다고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매체가 일제히 보도했다. 향년 84세.

도쿄에서 태어난 고인은 도쿄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3년 도쿄전력에 입사했다. 2002년 원전 내 문제 은폐 사건의 책임을 지고 당시 사장이 물러나자 후임으로 취임했고, 2008년에는 회장이 됐다. 일본 기업에서 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간주되지만,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전기사업연합회장,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부회장 등도 역임했다. 일 처리가 빠르고 단호해 '면도날'로 불렸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쓰나미가 밀어닥친 뒤 후쿠시마 제1원전 전원이 끊긴 탓에 원자로 냉각이 중단됐고, 1·3·4호기 건물 안에서 수소폭발이 일어나며 방사성 물질이 사방으로 퍼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인은 경영 최고 책임자로서 보상과 정부와 조정 등 사고 수습을 진두지휘했다. 일본 정부가 도쿄전력 경영정상화를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2012년 6월 주주총회에서 회장직을 사임했다.

같은 해 후쿠시마현 피난민들로부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당했다. 도쿄지검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검찰 심의회의 기소 의결 후 2016년 기소됐다. 당시 일본 검찰이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책임을 물어 기소한 것은 고인을 포함해 단 3명이었다.

일본 법원은 2019년 "쓰나미로 인한 원전 사고를 예견할 수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항소심 결론도 마찬가지였다. 검찰측 상고로 대법원 재판 중이었다.

도쿄전력의 주주들은 민사소송도 제기했고, 도쿄지법은 2022년 "사고에 개인 과실이 있다"며 고인 등 전직 임원 4명에게 총 13조3210억엔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 사건 항소심은 오는 27일 결심과 내년 판결을 앞두고 있다. 고인이 사장으로 있을 때 도쿄전력은 원전 17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7기로 줄었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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