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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간 장애연금 모아 기부' 윤판용씨 "받은 사랑 돌려주고파"
기사 작성일 : 2024-11-07 12:00:31

'익산 나눔 영웅' 윤판용씨


[장애인직장재활시설 동그라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익산= 김진방 기자 = "제가 힘들 때 받은 사랑을 보답하려고 했을 뿐인데 큰 상을 받게 됐습니다."

'2024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익산 나눔 영웅' 윤판용(65)씨는 7일 인터뷰에서 이 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윤씨는 과거 뇌경색 후유증으로 지체·언어 부분에서 정도가 심한 장애를 갖게 됐다. 이후 윤씨는 입소한 복지시설에서 재활을 통해 몸을 조금씩 회복하며 이웃을 돌보는 정기 후원을 시작했다.

그는 2006년부터 익산 지역 장애인 복지시설 2곳에 매월 정기적으로 후원을 해 총 630만원을 기부했다. 2020년부터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한국 백혈병 어린이재단에도 매월 정기 후원을 시작해 현재까지 820만원을 지원했다.

윤씨는 "투병과 장애로 힘든 시기에 받은 지원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기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기후원으로 시작한 그의 기부생활은 이후로도 계속 이어졌다. 지역에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1천만원을 기탁하고, 지난해 5월에는 전북대학교 어린이병원에 입원한 취약계층 어린이를 위해 써달라며 평생 모은 돈 2천만원을 내놓았다.

윤씨의 나눔 행보는 금전적인 여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어서 주변에 더 큰 울림을 준다.

그는 중학교를 마치자마자 어린 동생들과 집안을 돌보기 위해 상경해 건설현장 등을 돌며 목수 일을 해 생계를 꾸렸다.

30대 중반에 뇌경색을 앓게 되면서 언어와 지체장애를 겪게 됐지만, 장애인 재활시설의 도움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윤씨가 말하는 '자신이 받은 사랑'은 이때의 경험이다.

윤씨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서 일하며 번 돈을 쪼개 틈틈이 기부했고, 목돈이 마련되면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해 선뜻 내놓았다.

윤씨가 어린이 환자를 위해 기부한 2천만원도 2년간 차곡차곡 적금을 들어 마련했다.

그가 시설에서 일을 해 한 달에 받는 돈은 70만원 남짓. '가진 게 많아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누고 싶어서 나눈다'는 그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윤씨가 일하는 장애인 직장재활시설 동그라미의 송정화 대표는 "윤 선생님이 어느 날 자신이 번 돈을 예전에 본인이 입소했던 재활시설에 기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셨다"면서 "지난해 전북대병원에 기부하게 된 계기도 치아 진료를 받으러 가셨다가 어린 환자들을 보고 세상에 아픈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고 소개했다.

송 대표는 또 "윤 선생님의 신분증에는 각막기증과 장기기증 스티커가 붙어 있다. 마지막까지 모든 걸 나누겠다는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진다"며 "너무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분"이라고 덧붙였다.

윤씨는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이웃들과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면서 "큰일도 아닌데 이런 상을 받게 돼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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