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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집권] '또 트럼프' 멕시코, 충격파에 촉각…쟁점은 관세·국경·마약
기사 작성일 : 2024-11-08 03:00:59

지난 8월 남부 국경 지대 찾은 트럼프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 이재림 특파원 = 내년 1월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다시 이웃 정상으로 맞이하게 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정부가 대미(對美)관계 급변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로 전 세계에서 멕시코보다 더 큰 '충격파'가 예상되는 나라는 없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가운데 쟁점이슈로는 고율 관세를 비롯해 국경 보안 강화, 대규모 이민자 추방, 마약 차단 및 카르텔에 대한 대응 등이 꼽힌다.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 저는 그에게 관련 공식 축하 서한을 보냈다"면서 "양국 관계에 걱정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아직 완전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관련 언급에 신중함을 보였던 전날과는 다른 모습이다.


정계 기자회견하는 멕시코 대통령


(멕시코시티 EPA=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 있는 멕시코 대통령궁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1.8

에네마스(N ) TV를 비롯한 멕시코 현지 언론은 "미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복 등을 고려해 멕시코 정부가 카운터파트로서 트럼프 측과 빠르게 소통해야 할 필요를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 멕시코를 수많은 위협의 표적으로 삼았다면서 "멕시코만큼 트럼프 당선으로 충격을 받은 곳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운동기간 멕시코를 향해 던진 공격적 언사는, 2030년까지 이어질 셰인바움 정부가 트럼프 2기 정부(2025∼2029년)를 상대로 임기 내내 복잡한 계산을 거듭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미국과 멕시코 국기


[티후아나 AFP=. 재판매 및 DB 금지]

갈등 소지가 가장 큰 지점은 관세 부과 위협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 업체의 자동차에 100~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라든가, "이민자와 마약 유입을 막지 않으면 멕시코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공공연히 주장해 왔다.

멕시코와 미국 간 생산 체인이 촘촘하게 연결된 것을 고려할 때 관세 부과가 당장 이뤄질지에 대해서 회의적이라는 현지 매체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수년 새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교역 상대로 자리 잡은 멕시코로서는 미국의 고율 관세만큼 치명적인 위협은 없다.

영국 소재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윌리엄 잭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NYT에 "멕시코는 이제 잠재적으로 '트럼프 관세'에 가장 많이 노출된 주요 경제국"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 장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멕시코가 미국 대외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에 달한다는 점을 상기하고 싶다"며 향후 당국 간 긴밀한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 육로 통과하는 차량들


[시우다드후아레스 AP=. 재판매 및 DB 금지]

국경 보안과 이민자 관리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의 이민 시스템을 재구성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최대 1천만명으로 추산되는 불법 이민자 추방, 국경 순찰을 위한 1만명 규모의 요원 신규 고용, 군 예산 투입을 비롯한 국경 '봉쇄' 등이 대표적 공약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017년에도 트럼프는 수백만 명의 이민자를 추방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자원 제약, 법적 문제, 대중 항의에 직면한 바 있다"며 "이번엔 가혹한 정책을 시행하려 했던 많은 관리를 임기 초반부터 다시 정부로 불러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그러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중남미 이민자 출신국 직접 지원을 통한 불법이민의 근본 원인 감축과 합법적 이민 경로 확대 등을 역설하고 있다.

다만,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2기 정부 초반엔 미국 이민자 정책과 일부분 보조를 맞출 가능성도 있다. 그의 '정치적 후견인'인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 역시 '트럼프 압력'을 일부 수용하면서 조율한 바 있다고 멕시코 일간 라호르나다는 보도했다.


지난 2월 국경 펜스 바라보는 트럼프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마약 펜타닐 유입 차단과 카르텔 대응을 위한 방법론을 놓고 양국 간 샅바싸움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7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가 됐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물론이다"라며 "멕시코가 빨리 이 문제를 바로 잡지 않으면, 절대적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멕시코 '영토 내' 카르텔에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는 크지 않지만, 이런 움직임은 마약 흐름 및 갱단 통제 과정에서 양국 간 협력 관계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한편,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직접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 당선인과 따뜻한 통화를 나누며, 멕시코와 미국 간 좋은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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