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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집권] '정권 심판의 해'…올해 선거서 주요국 집권당 참패
기사 작성일 : 2024-11-08 11:00:57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김용래 기자 = 올해 치러진 주요국들의 선거에서 집권 세력이 민심의 향배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줄줄이 패하는 등 정권 심판론이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모양새다.

올해는 대선과 연방의회 선거가 치러진 미국은 물론, 총선이 있었던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인도 등 주요국들에서 잇따라 집권당이 쓴맛을 본 한 해였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2024년 집권세력의 무덤에 미 민주당이 합류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 세계 정부들이 경제와 지정학적 혼란의 시기에 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올해 전국단위 선거를 치른 10대 주요국에서 모든 집권당이 패했는데 이런 일은 지난 120여 년의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FT가 전 세계 정치 관련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는 팔거브(ParlGov) 프로젝트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선진 7개국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집권당의 전년 대비 투표점유율(vote share)은 모두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미국의 여당인 민주당은 -3.7%P였고, 프랑스 집권 연합 -4.7%P, 일본 자민당 -7.9%P, 오스트리아 국민당 -11.2%P, 포르투갈 사회당 -13.4%P, 벨기에 비발디 연합은 -3.1%P, 영국 보수당 -19.9%P이었다.

FT가 집계한 7개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투표점유율이 하락한 집권당은 7월 총선에서 사상 최악의 참패로 무너진 영국 보수당이다.

보수당은 올해 총선에서 경제 둔화와 고물가, 공공부문 실패 등에 분노한 민심이 변화를 선택하면서 14년 만에 노동당에 정권을 넘겨줘야 했다. 보수당은 직전 총선보다 하원 의석이 252석이나 줄어들면서 19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영국 보수당의 리시 수낵 전 총리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대선에서는 초박빙 선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깨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넉넉한 차이로 누르고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난의 책임을 민주당과 조 바이든 행정부에 돌리며 보수층뿐 아니라 생활고에 지친 서민층의 표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연방 상원까지 승리를 일궜고,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인 상황이기는 하지만 하원 역시 과반 확보가 예상돼 미 행정부와 더불어 의회 권력까지 석권할 것이 유력시된다.

나라마다 구체적인 국내 정치 상황과 지형은 상이하더라도, 대체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중산·서민층의 경제난, 중동과 우크라이나전쟁 등에 따른 국제정세 불안정 심화, 이민자와 난민들에 대한 적대감 상승 등 엇비슷한 거시여건들이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FT는 이와 관련해 주요국들의 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의 향배는 단순히 인플레이션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FT는 "지난 몇 년간 미국과 영국 등 다수의 국가는 이전 여러 세대보다 더 큰 경제·사회적 격변을 겪어왔다"면서 "최근 1~2년 사이 경제·지정학적 조건들이 전 세계적으로 집권당들과 집권당 정치인들에게 역사상 가장 적대적인 환경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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