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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휴학 승인하자니 재정부담…국립대 등록금 수입 170억원 못써
기사 작성일 : 2024-11-10 07:00:31

의대생의 빈자리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의사 가운이 남겨져 있다.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 김수현 기자 = 정부가 의과대학생들의 휴학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승인하도록 하면서 대학들의 재정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10개 국립대에서만 휴학으로 170억원가량의 등록금을 학생들에게 반환하거나 복학 후로 이월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전국 10개 국립대(법인)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0개 국립대(법인)는 의대생 휴학 승인으로 총 170억1천965만원의 등록금 수입을 반환하거나 이월할 예정이다.

각 대학 학칙에 따르면 등록한 학생의 휴학을 승인할 경우 이미 납부된 등록금은 다시 돌려주거나 복학 학기로 넘기도록 하고 있다.

등록금 수입을 당장 뱉어내야 하거나 올해 쓰지 못한 채 의대생이 복학하는 내년 이후로 넘겨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9월 30일 학생들의 1학기 휴학을 승인한 서울대를 제외하면 대다수 대학은 아직 휴학계를 수리하지 않았다.

다만 이달 중으로는 휴학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10개 국립대에서 휴학 승인 처리가 됐거나 처리 예정인 학생은 5천300명가량으로 추정된다.

서울대는 의대생 휴학 승인으로 34억4천342만원의 등록금을 이월하게 됐다. 반환되는 등록금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가 정확한 휴학 인원을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 9월 30일 약 780명의 휴학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대학별 이월 또는 반환 예정 등록금은 ▲ 경북대(휴학 승인 예정 인원 639명) 21억2천132만원 ▲ 강원대(255명) 11억6천140만원 ▲ 경상국립대(421명) 14억4천587만원 ▲ 부산대(672명) 18억3천547만원 ▲ 전남대(651명) 24억7천163만원 ▲ 전북대(734명) 28억1천840만원 ▲ 제주대(214명) 5억3천222만원 ▲ 충북대(275명) 7억9천901만원 ▲ 충남대(618명) 3억9천91만원이다.

대학들의 주요 수입원이 등록금이고, 그중에서도 의대 등록금이 가장 비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대생 대규모 휴학 승인으로 각 대학은 상당한 재정적 타격을 입게 된 셈이다.

그나마 정부로부터 인건비 등을 보조받는 국립대는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비수도권 사립대의 경우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진 의원은 "대학은 통상 학생들의 등록금 납부 규모를 고려해 한 해 예산을 편성하는데 대규모 휴학에 따른 등록금 반환 또는 이월 사태를 맞이하게 되면서 충분하지 못한 재정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무리한 의료 개혁 추진에 따른 후폭풍의 결과는 앞으로도 속속 확인될 것"이라며 "교육부와 각 대학이 재정 관리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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