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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붐비는 곳으로" 농촌 마을들의 자발적 도전
기사 작성일 : 2024-11-10 09:00:36

(청주= 김형우 기자 = "시골 살리기요? 언제까지 관에 기대나요. 직접 나서야죠"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해 텅텅 비어가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을공동체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도농상생을 위한 업무협약식


[제천산수유상천리 마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80가구 122명이 모여 사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인 충북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 '산수유 마을'은 요즘 생기가 돌고 있다.

이 마을은 지난달 주민 7명으로 전략기획단을 구성해 1천명의 도시 이웃을 확보하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설정했다.

마을의 관광자원과 특산품을 활용해 도심 주민들과 공유하면서 상생을 모색하겠다는 취지에서 이 프로젝트의 이름을 '제천상천리웃 1천명 비전'으로 지었다.

상천리의 이웃으로 한 달에 1만원씩 매년 12만원을 내면 많은 혜택이 제공된다. 우선 주민들이 재배한 사과와 복숭아, 산나물, 버섯, 약초 등 싱싱한 농산물을 배달받아 집에서 맛볼 수 있다.


제천 상천리 산수유 축제


[제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매년 3차례(3·7·12월) 진행하는 산수유축제에 초대되고, 숙박시설인 '공동하우스'를 이용할 수 있다.

도시 이웃들을 한 달에 한 번 3시간 이상 마을에 체류하도록 만들어 붐비는 농촌으로 변모시키겠다는 게 상천리의 목표다.

지난해부터는 수리를 마친 빈집에서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마을 정착을 유도하는 '1년 살기' 프로그램을 펼쳤는데, 지금까지 3가구 6명이 새 주민이 됐다.

이런 아이디어를 낸 안경태 이장은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10년 전 고향인 상천리로 돌아왔다.

안 이장은 10일 "살다 보니 1년에 3가구씩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서 마을 곳곳에 빈집이 생기더라"며 "주민들이 뭐라도 하지 않으면 고향이 아예 사라질 것 같은 위기감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마을이 가진 매력과 자원으로 도심의 사람들을 끌어들이면 새로운 형태의 마을공동체 형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을이장학교


[옥천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옥천군 동이면에선 마을 살리기를 위해 이장들이 매주 머리를 맞대고 공부한다.

동이면 이장협의회는 지난 5일 '2024 좋은 이장 학교'의 문을 열었다. 4주간 매주 화요일 저녁에 선배 이장 등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받기 위한 것이다.

이장들은 이장학교를 통해 전문지식 등 리더십을 갖추고, 마을 활성화 우수 사례 등을 익힌다.

이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동이천사모'(동이면을 사랑하는 천사들의 모임)는 지역에서 태어난 신생아들에게 1돈짜리 순금 반지도 선물한다.

황기백 동이면 이장협의회장은 "그동안 저명인사의 인문학 강연 위주로 진행하던 강좌를 올해부터는 이장의 경험담을 듣고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바꿨다"며 "실무교육 병행을 원하는 이장들의 의사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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