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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 겪은 스리랑카 14일 총선…과반여당 탄생 여부 주목
기사 작성일 : 2024-11-12 14:00:58

총선 유세장서 손 흔드는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대통령


아누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대통령이 2024년 11월 11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서부 감파하에서 열린 마지막 총선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델리= 유창엽 특파원 = 정치권 부패 등으로 2년여 전 국가부도 사태를 겪었던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에서 오는 14일(현지시간) 총선이 치러진다.

임기 5년의 단원제 국회 의원 225명을 비례대표제로 뽑는 총선 투표는 이날 오전 7시에 시작된다.

18세 이상 등록 유권자 1천700여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총선에는 8천800여명이 출마했다.

개표는 투표 종료 후 바로 시작되고, 결과는 다음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AFP통신은 12일 전했다.

스리랑카는 1978년 개헌으로 내각책임제에서 대통령 중심제로 정부 형태를 바꿨다.

이번 총선은 지난 9월 대선에서 당선된 아누라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취임 직후 국회를 조기 해산한 데 따른 것이다.

디사나야케는 자신이 이끄는 좌파 성향의 정당 인민해방전선(JVP) 주도 정치연합 국가인민동맹(NPP) 후보로 나서서 대선 재수에 성공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코로나19 팬데믹 대처와 경제정책 실패로 2022년에 야기된 경제위기를 계기로 젊은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한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게 됐다.

경제위기는 생필품 부족 등에 따른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당시 대통령은 2022년 5월 국가부도(채무불이행) 선언 후 해외로 달아난 뒤 하야했다.

디사나야케는 반정부 시위가 한창일 때 부패한 기득 정치권 교체 등을 약속했고, 대선에서 42%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직전 대선에서 3% 득표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약진이다.

기존 양대 정당이 번갈아 가며 집권해온 스리랑카에서 제3의 군소정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디사나야케는 대통령으로서 부패 척결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재협상을 통한 긴축정책 개선 등 일련의 개혁 공약을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긴축정책은 직전 대통령 라닐 위크라메싱게가 작년 3월 IMF로부터 29억달러(약 3조9천억원)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고 IMF 요구로 증세와 에너지 보조금 폐지 등을 해 온 것을 말한다.

문제는 국회였다. NPP는 2020년 8월에 치러진 직전 총선에서 고작 3석 확보에 그쳤다.

국회가 라자팍사 가문 정당인 스리랑카인민전선(SLPP) 등 부패한 기득권 정당에 장악된 상황에선 개혁 추진이 어렵다고 본 다시아냐케는 취임 다음 날인 지난 9월 24일 국회를 조기 해산했다.

결국 이번 총선에 대한 관심은 NPP가 과반의석을 차지해 대통령의 개혁 의제를 뒷받침할 수 있느냐로 모인다.

대다수 전문가는 2019년 20여개 군소정당과 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NPP가 과반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사나야케 대통령의 지지 세력이 건재한 데다 스리랑카에선 총선 직전에 선출된 대통령 소속 정당이나 정치연합에 과반의석을 몰아주는 '전통'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만 직전 대선에서 후보가 2위를 차지했던 중도성향 국민의힘연합(SJB) 등 기존 정당도 그저 주저앉지는 않고 일정 의석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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