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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아웃] 트럼프의 新고립주의
기사 작성일 : 2024-11-13 12:00:05

김종우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신(新)고립주의' 정책이 국제무대에서 또다시 소용돌이를 불러올 전망이다. 트럼프의 신고립주의는 전통 공화당의 고립주의와 맥이 닿아있다.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가 1823년 의회에 제출한 연두교서에서 밝힌 대외정책이 공화당 고립주의의 출발점이다. '먼로 독트린'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미국 외교정책의 기본 노선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제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1904년 '먼로 독트린'의 개념을 확장한 대외정책을 내놓았다. 루스벨트의 노선은 '곤봉정책'으로 유명하다. '조용하게 말하되, 큰 곤봉을 갖고 있으라'는 그의 언급에는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외교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법이 담겨있다. 실제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루스벨트는 힘을 앞세워 국익을 최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미국 최초의 대통령이다"라고 평가했다.

냉전 시대가 도래하자 미국은 '트루먼 독트린'을 계기로 개입주의, 국제주의로 전환했다. 특히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른 뒤 미국이 국제관계 질서 구축과 관리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싹트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국제기구를 통한 개입에 나선 반면, 공화당은 독자적이거나 일방적인 간섭을 선호했다. 1980년대 이후 공화당에서는 힘을 바탕으로 미국이 세계 패권국으로 부상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네오콘'이 득세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우고 있는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노선은 고립주의라는 외피를 쓴 자국 이기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미 "미국이 세계 경찰 노릇을 계속할 수 없다"며 동맹국들을 상대로 '방위비 전쟁'을 선포했다. 이처럼 철저하게 이익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매우 포퓰리스트적으로 접근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외정책 노선을 놓고 7대 대통령이었던 앤드루 잭슨과 견주며 '잭슨주의'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우는 신고립주의는 레토릭(수사)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권력은 공백을 싫어한다. 미국이 빠져나간 공백을 미국의 경쟁국들이 파고들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중동에서는 이란이 목소리를 낼 것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섣부른' 대북 접근법은 우리에게 악몽이 될 수도 있다. 북한이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가 약화하는 것을 감지하고 도발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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