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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교사제 도입에 엇갈린 단체들…"예산낭비" vs "방향 바람직"
기사 작성일 : 2024-11-18 21:00:34

'제40회 함께차담회'서 발언하는 이주호 부총리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수습교사제 도입 방안을 주제로 한 '제40차 함께차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8.14 [교육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상민 서혜림 기자 = 교육부가 18일 이른바 수습교사제를 내년부터 시범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교원 단체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수습교사제 도입은 악성 민원이나 업무 과중 등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교사들의 고충을 개인 역량 문제로 치환해버린 것"이라며 "교육부는 즉각 수습교사제 시범운영 계획을 철회하고 정규 교원부터 확충하라"고 반발했다.

전교조는 "교육부가 밝힌 시범운영 방식은 임용시험 합격 후 발령 대기자를 기간제 교사 신분으로 배치하는 것"이라며 "기간제 교사는 임금, 성과급 차별이나 교직원공제회 가입 배제 등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습 과정을 통해 더 배워야 할 역량이 있다면 교원 양성 과정에 있는 교생 실습 등의 제도를 강화하면 될 것"이라며 "정원외 기간제 인력을 배치해 예산을 낭비할 여력이 있다면 정교사 발령으로 교원 정원을 확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교총의 요구를 반영해 교직 적격 여부를 판정하는 목적이 아니라 신분과 처우를 보장하고 정원외 배치로 방향을 잡은 것은 바람직하다"며 일단 환영 입장을 밝혔다.

다만 "시범운영을 제도 도입을 위한 통과의례처럼 시행해서는 안 된다"며 "시범 적용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현장 교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제도 도입 여부부터 추진 방향까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총은 또 "수습교사제라는 명칭은 수습 결과에 따라 최종 임용을 결정하는 식의 부정적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서 "추후 이어지는 사회적 협의체에서 충분히 논의해 '신규교사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제도'임을 표현하는 명칭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교사들의 반응에서도 온도 차가 감지됐다.

서울 동작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처음 발령받고 나서 4년째 됐을 때나 적응할 수 있었다"며 "교생 실습만으로는 실제 현장의 어려움을 체감하기 어려워 수습교사제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성북구의 초등학교 교사는 "임용합격 대기자가 기간제 교사로서 수습 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건데 당사자 입장에서는 기간제 생활로 경력이나 급여 등의 불합리한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며 "차라리 저년차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과도한 업무를 주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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