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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편? 국민은 적으로"…일선경찰 내부망서 계엄대응 비판
기사 작성일 : 2024-12-04 15:00:37

비상계엄 사태 지나간 국회


김인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일대에 경찰들이 배치돼 있다. 2024.12.4

이동환 강영훈 기자 =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을 전후해 국회 정문을 폐쇄한 경찰 대응을 놓고 내부망에서 일선 경찰관들의 공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남청 소속 A씨는 4일 경찰 내부망 '현장활력소'에 "국민을 적으로 돌린 정권의 편을 들면 당장은 좋을 수 있겠지만, 머지않아 국민이 경찰을 적으로 여길 것"이라며 "지휘관은 경찰을 정권의 보호막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고 적었다.

글을 올리던 시점은 경찰의 통제 아래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던 때다.

A씨는 "국민을 탄압하고 정권을 보호한 지휘관들은 반드시 그 죄의 대가를 받을 것"이라며 1980년 광주에서 시민을 지킨 고(故) 안병하 치안감을 생각하라고 했다.

안 치안감은 1980년 5·18 당시 전남도경찰국장(현 전남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신군부의 시위대 강경 진압 지시와 발포 명령을 거부했다.

해당 글은 조회수가 1만1천회를 넘었다.

강원청 소속 B씨도 계엄 선포 직후 "내가 경찰청장이라면 지금 즉시 가용 경찰력을 총동원해 국회의사당을 지킬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헌법에 따라 자신들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방송 보면서 현장에 있는 경찰관들이 너무 고생 많고 불쌍해 보였다", "과연 부당한 명령이 있을 경우 따르는 게 맞는가" 등 실명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경남청 소속 C씨는 "대한민국 경찰이 국민의 종복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정권의 개가 되지는 않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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