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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러시아 연계 대규모 돈세탁 조직 적발…"30개국에 세력"
기사 작성일 : 2024-12-05 10:01:00


영국 국가범죄청이 돈세탁 조직을 겨냥한 작전을 통해 압수한 현금다발 [로이터 자료사진]

현윤경 기자 =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조직범죄단, 스파이들과 연계된 대규모 돈세탁 조직 2곳을 적발했다고 영국 국가범죄청(NCA)이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NCA는 미국·프랑스·아일랜드·아랍에미리트(UAE) 수사당국과 공조해 '스마트 그룹'과 'TGR 그룹'으로 알려진 돈세탁 조직을 적발, 84명을 체포하는 한편 2천만 파운드(약 360억원) 상당의 현금과 가상화폐를 몰수했다.

이들 조직은 영국을 비롯해 유럽과 중동, 남미에 이르기까지 30개국에 세력을 뻗치며 현금과 가상화폐를 세탁하는 방식으로 마약 거래와 불법 금융 거래 등 중범죄와 조직범죄를 지원해왔다고 NCA는 밝혔다.

러시아 해킹 단체는 이들 조직을 이용해 네트워크 마비를 풀어주는 대가로 받는 돈을 인출하고, 러시아 올리가르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서방이 부과한 제재를 우회할 수 있었다고 NCA는 덧붙였다.

로브 존스 NCA 국장은 이들 조직이 벌인 활동은 지난 몇 년간 이뤄진 "가장 심각한 돈세탁 행위"에 해당한다며 "러시아 지배층과 가상화폐 범죄자, 영국의 거리에서 활개 치는 마약 범죄자들 사이의 연계를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이번 작전의 의미를 부여했다.

NCA는 스마트 그룹과 TGR 그룹이 범죄자들이나 부유한 러시아인들이 현금을 가상화폐로 바꾸거나 가상화폐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하고, 불법으로 취득한 자금을 은닉하는 한편 러시아에 부과된 서방 제재를 회피하는 것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신흥 재벌들은 이런 세탁 과정을 거친 자금으로 영국에서 부동산을 취득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영방송인 RT는 이들 조직을 이용해 타국의 스파이 조직에 돈을 보내고, 자사를 위해 일하는 언론인들에게 자금을 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 그룹은 러시아 국적의 에카테리나 즈다노바가 운영하는 업체로, 작년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즈다노바는 프랑스에서 다른 범죄 혐의로 체포된 상황이다.

한편, 미국 재무부도 이날 러시아인들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회피하는 것을 TCR 그룹이 돕고 있다며 이 회사를 이끄는 러시아 태생 우크라이나 국적자 게오르게 로시를 비롯해 TGR과 연계된 개인 5명과 단체 4개를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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