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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참모총장, '핵 군비 경쟁 재점화' 경고…中·러·北 등 지목
기사 작성일 : 2024-12-05 11:00:58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DF-26


[EPA 자료사진]

고일환 기자 = 냉전 종료 후 30여년간 동면 상태였던 각국의 핵 군비 경쟁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핵무기와 관련한 불안정성을 증폭하는 국가로는 중국을 필두로 러시아와 북한, 이란이 지목됐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토니 라다킨 영국 국방참모총장은 이날 런던 왕립합동군사연구소 강연에서 '핵 군비 경쟁 3기(期)'가 시작될 조짐이라고 말했다.

핵 군비 경쟁이 최고조에 달한 냉전 시대를 1기, 냉전 이후 각국의 군축 노력을 2기로 분류한다면, 이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될 분위기라는 취지다.

라다킨 참모총장은 냉전 시대 핵 군비 경쟁의 양대 축이었던 구(舊)소련을 계승한 러시아에 대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적으로 상정한 대규모 핵 훈련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와 함께 중국이 서방에 대한 위협을 배가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은 수백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격납고를 새로 건설하는 등 공격적으로 핵 능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현재 500개가량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2030년까지 두배 수준인 1천개 이상으로 핵탄두 보유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러시아의 핵탄두 보유량은 1천500개 수준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는 TV


[AP 자료사진]

라다킨 총장은 북한의 위협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은 인근 지역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도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에 협력하지 않는 것도 우려할만하다"고 덧붙였다.

라다킨 총장은 러시아가 영국이나 나토 회원국을 직접 공격할 가능성은 작지만, 이는 나토 동맹국이 핵 저지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의 위협이 증가하는 만큼 영국도 방어 능력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위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면서 "방위비 지출에 드는 비용보다 안보 불안이나 국지적 충돌 탓에 발생하는 비용이 더 크게 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왕립합동군사연구소 강연에선 러시아와의 전쟁이 발발할 경우 6개월~1년 이내에 패전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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