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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사태 한미일 협력 위태롭게 할 수도…北은 악용 가능성"
기사 작성일 : 2024-12-05 14:01:00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2023년 8월 18일 윤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가 지난 2023년 8월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로렐 로지 앞에서 기념 촬영하는 모습. [ 자료사진]

김연숙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계기로 촉발된 탄핵 정국에 미국 언론들이 외교·안보 측면의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우선주의를 외치며 동맹의 가치를 경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내달 취임을 앞두고 한국 정가마저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한국과 미국, 일본 3자 협력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이러한 혼란을 북한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일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군사·경제적 영향력 확대 등에 맞서 3자 협력을 강화해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이 촉발한 국내 정치 혼란이 한미일 3자 협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미 국빈 방문 당시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 정가의 환심을 샀던 점을 언급하며, 이번 계엄령 선포 및 해제를 계기로 그런 훈훈한 분위기는 사라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미국과 일본 당국자들은 윤 대통령이 왜 그런 충격적인 권위주의적 움직임을 보였는지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가 아니더라도 한미일 협력은 미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재선출 및 소수 여당 체제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부터 주한미군과 방위비 분담금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 한미일 협력의 위협 요소로 여겨져 왔다. 첫 재임 시절엔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군사자원을 빼돌리고 있다고 비난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핵 담판을 시도하기도 했다.

국제정책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예측 불가능성에 더해 한국의 위험 요소에 주목하고 있다.

브루스 클링너 미 싱크탱크 헤리티지 선임연구원은 불과 몇달 전만 해도 한미일 협력의 잠재적 약점은 미국의 정책 변화였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자초한 상처와 현재 약해진 일본 지도부가 합쳐져 미국은 중국에 맞서 싸우는 데 있어 두 명의 약한 주자를 남겨두게 됐다"고 진단했다.

스팀슨센터의 레이철 민영 리 선임연구원도 미 CNN 방송에 "윤 대통령의 행동은 미국과 일본의 눈에 동맹국이자 협력국으로서의 신뢰도와 예측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에 확장억제(핵우산)을 제공하는 현실과 이를 강화한 2023년 워싱턴선언 등을 언급하며 "이는 (한미) 동맹에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핵 구성요소가 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현 상황이 정권 교체로 이어질 경우 한미일 협력 축소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NYT는 전했다.

로런 리처드슨 호주국립대 국제관계학 강사는 더불어민주당이 이끄는 정부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하고 미·일과의 협력의 중요성을 축소하려는 경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엄령 선포는 이미 외교적으로 파장을 낳았다.

한미 군 당국은 대북 핵억지력 강화를 위한 회의와 연습을 연기했다. 연내 한국 방문을 추진해온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도 방한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내년 1월 방한 일정을 조율 중이던 이시바 총리도 많은 관심을 갖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본회의 보고


김주성 기자 = 5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보고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야6당 의원 190명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이 서명한 탄핵소추안은 이날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게 된다. 2024.12.5

이런 상황은 중국과 북한, 러시아도 면밀히 지켜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미국이 일본, 한국과 협력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경계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북한과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CNN은 중·북·러 지도자들이 한국 상황을 주시하면서 역내 미국의 주요 세력 기반을 약화시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이용하고자 하는 북한에 모든 시선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강사 에드워드 하월은 CNN에 "북한이 서울에 혼란이 있을 때마다 한국의 민주주의 체제를 조롱하길 좋아한다는 것을 우린 알고 있다"며 "북한이 수사적으로든 다른 방식으로든 한국 내 위기를 유리하게 악용하더라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 퇴역 대령 세드릭 리튼은 한국의 불안정성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안정성이 낮을수록 우리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데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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