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기자 = 지난해 비정상적으로 급상승한 지구 평균 기온에서 0.2℃는 낮은 구름이 감소하면서 우주로 반사되는 태양 에너지가 줄어 온난화가 가속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구름이 없거나 높은 구름만 있으면 태양에서 오는 복사 에너지 중 반사돼 우주로 빠져나가는 양이 적어 대기 온난화가 일어난다. 반면에 낮은 구름은 태양 복사 에너지를 우주로 반사해 대기와 지표면을 냉각하는 효과가 있다. [Alfred-Wegener-Institut / Yves Nowak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AWI) 헬게 괴슬링 박사팀은 6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요인에 대한 분석에서 0.2℃는 지구 알베도(albedo·태양광선 반사율) 하락이 원인이며, 알베도가 떨어진 것은 낮은 구름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가량 높은 수준으로 급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런 갑작스러운 상승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연구자들에게 어려운 과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온 상승 원인으로는 엘니뇨(El Niño) 영향과 온실가스의 장기적 영향 외에도 태양 활동 증가, 화산 폭발로 인한 수증기 배출, 대기 중 에어로졸 입자 감소 등이 꼽히지만 모든 효과를 합쳐도 0.2℃ 상승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괴슬링 박사는 "0.2℃ 상승 원인은 현재 기후 연구에서 치열하게 논의되는 문제 중 하나"라며 "이를 설명하기 위해 미항공우주국(NASA) 위성 데이터와 다양한 관측 데이터를 복잡한 기상 모델과 결합해 다양한 고도에서의 세계 에너지 수지(global energy budget)와 구름양(cloud cover) 변화를 분석했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태양에서 오는 복사 에너지 가운데 대기 및 지구 표면과 상호작용을 통해 우주로 다시 반사돼 나가는 에너지의 비율인 알베도는 지난해 194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알베도 감소의 잠재적 영향을 기후모델과 에너지 수지 모델을 이용해 계산한 결과 2020년 12월 이후 알베도 감소가 없었다면 지난해 평균 기온이 0.23℃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이어 지구 알베도가 감소한 것은 북반구 중위도 및 열대 지방의 낮은 구름이 줄어든 게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는 지난해 가장 비정상적인 기온 상승이 관측된 지역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모든 구름은 햇빛을 반사해 냉각 효과를 일으키지만 높고 차가운 대기층에 있는 구름은 지표면에서 방출된 열을 대기 중에 가둬 온실 효과도 일으킨다. 하지만 낮은 구름은 열을 가두는 효과보다 반사 효과가 크기 때문에 낮은 구름이 감소하면 냉각 효과는 사라진다.

연구팀은 낮은 구름이 줄어든 원인으로 해양 연료에 대한 엄격한 규제로 대기에서 구름의 씨앗 역할을 하고 자체적으로 햇빛도 반사하는 에어로졸 농도가 낮아졌을 가능성을 꼽았다.

괴슬링 박사는 "에어로졸 감소가 낮은 구름 감소로 이어졌을 가능성과 함께 온난화 자체가 낮은 구름 형성을 감소시키는 요인이라는 가설도 있다"며 "구름양 변화 요인 규명은 현재와 미래의 온난화 평가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 출처 : Science, H. F. Goessling, T. Rackow, T. Jung et al., 'Recent global temperature surge intensified by record-low planetary albedo', http:https://dx.doi.org/10.1126/science.adq7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