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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때 10그루 쓰러진 가로수, 11월 폭설로 50배 피해 극심
기사 작성일 : 2024-12-06 08:01:12

(수원= 최종호 기자 = 지난 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카페거리 앞 산책길에는 평소 5m가량 하늘로 뻗어 풍성한 잎을 늘어뜨리던 버드나무들이 군데군데 가지가 부러진 채 위태롭게 서 있었다.


광교카페거리 앞 산책길의 가지가 부러진 버드나무


[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27∼28일 수도권에 내린 폭설 때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것으로 이처럼 처참한 모습의 나무들이 산책길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6일 경기도와 시군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번 폭설로 가로수와 도시숲 등 수목 피해가 집계조차 어려울 정도로 막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설 당시 경기지역에는 평균 26.4㎝의 눈이 내렸다. 최고적설량은 용인 47.5㎝, 광주 43.7㎝, 군포 43.1㎝, 수원 43.0㎝, 안양 40.7㎝ 등이다.

1964년 1월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대 적설량을 기록한 수원에서는 이날 기준 느티나무, 은행나무, 버드나무 등 가로수와 소나무 등 도시숲의 수목 564그루가 완전히 쓰러지거나 가지가 부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시 관계자는 "보통 태풍이 와도 많아야 10주가량 쓰러졌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50배 많게 피해를 봤다"며 "이 가운데 30∼40%가 가로수로 추산되는데 아직 피해 집계가 끝난 게 아니어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나무와 벚나무가 울창한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만석공원에서도 15그루가 완전히 쓰러졌고 40여주는 가지가 부러졌다. 특히 소나무 피해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소나무와 철쭉, 회양목 등 관목류 피해가 컸는데 이번에 내린 눈은 물기를 머금은 습설인데다 소나무는 겨울에도 잎이 많아 눈이 쌓이기 쉽기 때문에 피해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건조하고 한 겨울에 형성되는 '건설'은 복잡한 표창 모양의 눈 결정으로 이뤄지는데 수증기가 잘 붙지 않는다.

반면 기온이 비교적 높거나 대기 중 수증기가 많을 때 내리는 습설의 눈 결정은 단순한 육각형 모양으로 수증기를 잘 포집할 수 있어 건설보다 무게가 2∼3배 무겁다.


산림청, 경기 양평 폭설 피해지 응급복구 지원


(대전= 산림청 국유림영림단원들이 지난 2일 경기도 양평군 폭설 피해지를 방문, 쓰러진 나무를 치우고 있다. 해당 지역에는 지난 26∼28일 폭설이 내려 나무가 쓰러지고 도로 통행이 단절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2024.12.2 [산림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습설은 잘 녹는 특징이 있지만 눈이 쉽게 뭉치고 수증기를 많이 포함하기 때문에 쌓였을 때 무게가 매우 무겁다. 통상 습설은 100㎡(약 30평)에 50㎝가 쌓이면 무게가 5t가량 된다.

폭설이 내린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경기지역 곳곳에서는 여전히 피해가 발생한 수목 제거 작업이 한창이다.

군포시는 수리산 산림욕장, 산본IC 부근, 도심 가로수 등 87개소의 수목 2천980그루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한 가운데 도 재난관리기금(2억5천만원)과 시 예비비(1억2천만원)를 투입해 수목 제거, 가지치기, 폐기물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시 공무원과 공원관리원 등 32명과 6개 용역업체가 나서 현재까지 1천100여그루(36.9%)를 처리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폭설 당시에는 부러진 가지를 옆으로 치워 보행공간을 마련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눈이 그친 뒤에는 쓰러진 나무를 베어내고 부러진 가지를 제거하는 데 집중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작업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번 폭설로 전국에서 임산물 12.08㏊, 산림작물 22.30㏊, 산림 휴양·복지시설 내 수목 1천624주의 피해가 났다.

다만 가로수 등 수목 피해 규모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고 경기도 역시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수목 피해는 규모가 워낙 크고 완전히 쓰러진 것과 가지가 부러진 경우 등 피해 기준이 나뉘어서 아직 현황을 집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군포시 폭설로 쓰러진 나무 제거작업


[군포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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