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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 살리겠다" 기간 늘리는 부산 빛축제…콘텐츠는 '글쎄'
기사 작성일 : 2024-12-08 10:01:13

광복로 트리축제 모습


[부산 중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 손형주 기자 = 부산지역 지자체가 침체한 상권을 살리기 위해 빛축제 점등식을 앞당기거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6일 중구에 따르면 빛축제 원조라 할 수 있는 광복로크리스마 트리축제를 지난달 15일 개막했다.

광복로크리스마스트리축제는 지난해에는 12월 8일 개막하는 등 매년 12월 초에 불을 밝혔는데 올해는 한 달 가까이 앞당긴 것이다.

부산의 원도심 상권인 광복로는 최근 공실률이 20% 가까이 치솟는 등 상권 침체를 겪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트리축제를 개막했다"고 말했다.

사하구는 오는 9일부터 다대포 동측 해안 등 12곳에서 '2024 겨울 희망의 빛거리 축제'를 개최하는데 지난해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며 규모를 키웠다.

올해 축제는 동아대 인근 '하리단길'을 비롯해, 신평 배고개 교통섬, 신평쌈지공원, 장림항 부네치아 등 4곳이 새롭게 포함돼 총 12곳에 조명을 장식했다.

겨울이 오기 전에 불을 밝힌 곳도 있다.

부산 대표 상권인 서면의 빛축제는 해마다 시기를 앞당기더니 올해는 지난해보다 11일 앞당겨 지난 10월 2일에 불을 밝혔다.

10월 초 부산은 한낮 기온이 25도 이상 올라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벌써 크리스마스 준비하는 서면'이라는 게시글이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침체한 상권을 살리겠다며 빛 축제가 신설된 곳도 있다.

민락수변공원에는 금주 공원으로 지정되며 상권이 침체한 공원 주변 상권을 살리기 위해 빛 축제가 신설돼 11월 2일부터 불을 밝혔다.


올해 처음 선보인 민락수변공원 빛 축제


[ 자료사진]

이처럼 최근 지자체들은 침체한 상권을 살리겠다고 빛축제 시기를 앞당기고 있는 것은 축제가 부족한 겨울철 비교적 크지 않은 예산으로 시민들을 불러 모으는 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비슷한 콘셉트 축제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호텔이나 유통업계에서 설치하는 트리 조명과 비교해 지자체 빛축제는 매년 비슷한 콘셉트와 젊은 층 감성과 동떨어진 조명 장식으로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젊은 층에 인기를 끌고 있는 아난티코브 화이트크리스마스 마을


[ 자료사진]

부산진구에 사는 김모(34)씨는 "지자체에서 하는 빛축제는 보라색, 파란색이 많이 들어가 촌스러운 분위기로 사진을 찍어도 예쁘게 나오지 않는다"며 "젊은 층은 지자체 빛 축제보다 백화점이나 호텔에 전시한 트리를 보러 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중구 광복로의 한 상인은 "빛 축제를 안 하는 것보다 낫겠지만 매년 크게 스타일이 바뀌지 않으면서 과거만큼 축제 효과가 크지 않은 것 같다"며 "지갑을 여는 젊은 층을 끌어모을 수 있는 콘텐츠가 더 보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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