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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광주전남] ④ 기본소득, 민주당 텃밭 전남서 첫 단추 꾀나
기사 작성일 : 2024-12-22 09:01:18

[※ 편집자 주 = 새해 품었던 소망을 뒤로한 채 2024년이 저물고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가올 새해는 비상계엄·탄핵 사태로 인한 정치·사회 혼란, 경제 침체 등으로 어렵고 힘든 한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희망을 일궈내기 위한 각계 노력은 이어질 것입니다. 는 새해를 맞아 광주·전남 주요 현안의 추진 상황과 전망을 담은 5편의 기사를 송고합니다.]


영광·곡성 재선거 민주당 후보들과 기본소득 정책협약


[ 자료사진]

(무안= 형민우 박철홍 기자 = 전남도가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용역에 착수하고 관련 기초 예산을 책정해서 관심이다.

기본소득은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인데 만약 내년에 조기 대선이 열리면 자연스럽게 전국적인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이 지난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텃밭인 전남도의 일부 기초 자치단체를 '기본소득 시범지역'으로 낙점한 만큼, 내년 전남에서의 기본소득 실현 여부가 민주당 핵심 정책의 현실성 여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전남도, 민주당 기본소득 시범지역으로 주목

전남도는 내년 예산안에 '전남형 기본소득' 추진 예산 30억원을 반영하고, 전남연구원에 기본소득 관련 연구용역을 맡겼다.

전남도가 기본소득 관련 기초예산을 수립하고 연구용역에 나선 것은, 지난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이 지역이 기본소득 시범 지역으로 자연스럽게 지목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9월 재선거를 앞둔 곡성·영광 민주당 후보들과 정책협약을 맺고, 해당 지역에서 지방정부 예산을 활용한 '주민 기본소득' 시범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본소득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영광·곡성군수는 다음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둔 내년부터 기본소득 공약을 실현해야 한다.

장세일 영광군수는 100만원 일회성 영광사랑 지원금과 함께 '광풍 연금' 기본소득 지급을 약속했는데, 일회성 지원금은 군 재정 조정을 통해 내년 초 지급을 시작할 방침이다.

다만 기본소득은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통한 재원을 마련하기로 하고 장기 과제로 미뤄둔 상태다.

조상래 곡성군수는 50만원 기본소득 지급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열악한 재정 상황으로 단독으로 기본소득 정책을 이행하기 어려워 전남도와 협의를 거쳐 기본소득 재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전남의 첫 기본소득 공약 실천에 전남도의 지원이 필수요소로 떠오른 상황인 셈이다.


국정감사서 답변하는 김영록 지사


(무안= 김혜인 기자 = 21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남도청 국정감사에서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답변하고 있다. 2024.10.21

◇ 고심 깊은 전남도 "재원 마련 대책 필요"

민주당 차원에서 기본소득 시범지역으로 영광과 곡성이 지목되자 전남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본소득 도입을 먼저 공약한 영광·곡성군은 전남도의 지원을 기대하는 상황이지만 전남도는 현재까지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를 두고 최근 야권에서는 전남도의 적극적인 기본소득 시범 도입을 촉구하는 요구가 쏟아졌다.

지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남도 국정감사에 야당 의원들은 기본소득 추진에 있어 전남도의 선도적 역할을 연이어 주문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영록 지사는 이에 "기본소득의 취지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뜻을 같이한다"면서도 "여러 가지 재원을 확보하는 등 대책을 마련한 후 시행하겠다"고 당장 도입에는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일자리 문제와 연동되는 인공지능(AI) 시대 도래로 기본소득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지역자원 시설세, 지방소멸 대응 기금, 신안군 햇빛과 바람 연금 등 현재 있는 예산을 최대한 활용해 재원 대책을 먼저 마련한 뒤 기본소득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해 재원 마련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전남도는 내년 예산으로 기본소득 시범사업 예산을 30억원을 확보하긴 했지만, 시범사업 예산치고는 턱없이 부족하고 구체적 실현 방안 마련도 용역 이후로 미뤄뒀다.

전남도는 전남연구원에 기본소득 관련 용역을 의뢰해 용역 결과를 보고 조례제정과 추진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시범사업 추진 지역과 대상, 기존 수당(농어민 공익수당, 노령연금 등)과의 중복지급 문제, 기초지자체 현금성 지원 사업가의 관계 등을 용역으로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기본소득 (PG)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 조기 대선 치러지면 기본소득 추진 동력…일부 우려도 나와

일각에서는 내년 정치 상황이 전남도 기본소득 추진의 강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으로 이어진다면 이른바 '이재명 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한 추진 압박이 민주당 텃밭인 전남도에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조기 대선이 2026년 민선 9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치러지는 상황이 펼쳐지면, 민주당 대선후보의 대표 공약을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단체장이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여기에 현금성 보편복지 확대에 난색을 보이는 현 정부가 과도기 상태에 놓여있는 만큼, 중앙정부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에 대한 협의·조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해지는 상황도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남도가 지방소멸 위기 지역이 집중된 지역이라는 점도 기본소득 정책 도입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기본소득은 통상 인공지능 확산으로 인한 일자리 감축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제시되는데, 인공지능을 지방소멸 위기로 대치해도 충분한 정책적 대응 방안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등 장기 재원 마련 방안을 당장 실현하기 어려운 내년에 모든 시군에 보편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기에는 재정적 한계가 있어 전남도가 용역을 통해 지급 대상이나 방법 등을 어느 수준으로 한정할지가 관심이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광주·전남은 특히나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인데, 무리하게 선거철 선심성 공약으로 기본소득 정책을 추진하면 다른 복지정책의 축소 등을 가져오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재정 마련 대안 없이 무리하게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국가 차원의 기본소득에 관한 준비와 논의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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