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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얼어죽을까 두려워" 추위에 고통받는 가자 주민들
기사 작성일 : 2024-12-22 18:01:00

추위에 모닥불로 손 녹이는 가자 피란민들


[AP=]

이도연 기자 = "텐트는 찢어지고 땅에는 서리가 내려요. 아이들이 얼어 죽을까 두렵습니다."

전쟁 발발 후 1년 2개월이 넘은 가자지구에 두 번째 겨울이 찾아오면서 집을 떠난 피란민들이 추위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호단체 직원들과 주민들에 따르면 가자지구 피란민들에게는 현재 담요나 두꺼운 옷 같은 방한용품이나 불을 피울 장작이 매우 모자란 상태다.

피란민의 거처인 텐트도 수개월 동안 사용하면서 낡아버려 올이 다 나갔다고 이들은 전했다.

가자 북부 자발라야의 집을 떠나 가족과 함께 칸 유니스의 캠프에서 지내는 레다 아부 자라다(50)는 추운 날씨에 어른들이 아이를 품에 안고 잠을 잔다고 말했다.

그는 "밤에는 쥐가 다니고 텐트는 찢어져 있는 데다 담요는 전혀 따뜻하지 않고 땅에 서리가 내리는 것이 느껴진다"라며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들이 얼어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할까 봐 겁이 난다"라고 토로했다.

남부 라파에서 해안의 무와시로 피란 온 샤디아 아이야다는 보온병 한 개와 담요 한 장으로 아이들 8명이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강한 바람이 불어 텐트가 무너질까 봐 떨고 있다"며 아이들에게 따뜻한 옷이 없어 감기에 걸릴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유엔 인도적업무조정실(OCHA)은 지난 17일 현재 가자지구 피란민 중 최소 94만5천명에 긴급한 월동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온이 떨어지면서 호흡기 질환과 설사, 황달 등의 질병이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OCHA는 우려했다.


가자지구 칸 유니스 난민 캠프


[EPA= 자료사진]

그러나 가자지구로의 방한용품 반입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구호단체의 설명이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루이즈 워터리지 대변인은 가자지구의 겨울나기를 위해 1년 내내 계획을 세워왔지만, 이 지역으로 들어가는 구호품이 충분한 정도에 전혀 근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UNRWA는 최근 4주간 가자지구 북부에 6천개의 텐트를 배포한 것 외에 다른 지역에는 구호품을 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현재 요르단에 텐트 2만2천개, 이집트에 60만개의 담요와 트럭 33분대의 매트리스가 가자지구로 들어가지 못한 채 발이 묶여있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국제구조위원회(IRC)의 디온 웡 팔레스타인 담당 부국장은 "관련 당국으로부터 받아야 할 승인이 많아 아동용 겨울옷 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팔레스타인인들이 겨울을 대비할 능력이 제한돼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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