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igital

경찰, 시흥 교량 공사중 붕괴사고 시공사·하도급업체 8명 송치
기사 작성일 : 2024-12-30 17:00:16

(시흥= 강영훈 기자 = 지난 4월 경기 시흥시에서 도로공사 중 발생한 교량 상판 구조물 붕괴 사고를 수사해 온 경찰이 사고 책임자들을 검찰에 넘겼다.

시흥경찰서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시공사인 SK 에코플랜트 현장소장 A씨 등 6명과 하도급업체 관계자 2명 등 모두 8명을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시흥 건설 현장 교량 붕괴 사고 합동감식


[ 자료사진]

A씨 등은 지난 4월 30일 오후 시흥시 월곶동 시화MTV 서해안 우회도로 건설 현장에서 설치 중인 교량의 '거더'(다리 상판 밑에 까는 보의 일종)가 붕괴해 50대 근로자 1명이 숨지고, 다른 근로자 5명과 시민 1명 등 6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 안전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붕괴 구간의 거더는 길이 54.9m, 높이 2.5m, 중량 166t으로, 교각 위에 총 9개를 올리게 돼 있었다.

당시 작업은 700t 및 500t급 크레인 2대로 거더의 양쪽을 잡아 8m 높이의 교각 위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작업자들은 2~9번 거더를 정상적으로 교각 위에 설치했는데, 마지막으로 1번 거더를 올리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1번 거더 가운데 부분이 갑자기 부러지면서 다른 거더를 쳤고, 이로 인해 교각 위의 거더가 마치 도미노처럼 쓰러진 것이다.

이번 사고 원인을 수사한 경찰은 작업자들이 '스크류잭'(높이 조절 및 고중량 물체 받침용 장비)을 본래 용도와 달리 사용해 사고가 난 것으로 결론 냈다.

경찰에 따르면 스크류잭은 거더의 지지대 역할, 즉 전도방지용으로 사용돼야 하는데 수평을 맞추는 작업에 임의로 활용됐고, 이에 따라 스크류잭이 파손되면서 거더의 급격한 기울어짐 현상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기울어진 거더가 파괴돼 옆의 거더를 치면서 연쇄적인 붕괴가 일어났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아울러 시공사가 거더의 거치 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 지시나 안전 조치 없이 작업자들에게만 거치 작업을 맡겨둔 것도 사고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고 초기 거더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거더의 강도와 규격 등에는 별다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와 별도로 국토안전관리원 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8월 낸 사고조사 보고서를 통해 "시흥 교량의 경우 거더의 횡만곡(좌우로 휘는 현상)에 대한 구조 검토가 없었다"며 "향후 거더 종류별로 관리기준을 제시하고, 시공단계 및 양중작업 전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부분의 수사가 끝나 관련자들을 검찰에 송치했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부분은 고용노동부에서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시흥 고가차로 붕괴 현장


[ 자료사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