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세종= 이대희 기자 = 정부가 올해 11월인 세계국채지수(WGBI) 실제 편입을 앞두고 외국인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도록 국채투자 인프라를 전면 개편한다.

정부는 2일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블룸버그-바클리 글로벌 국채지수(BBGA), JP모건 신흥국국채지수(GBI-EM)와 함께 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추종하는 3대 채권지수인 WGBI 편입에 성공했다.

정부는 11월 실제 지수 반영 전까지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를 통해 국채투자 인프라를 전면 개편해 안정적인 WGBI 편입을 꾀한다.

일단 글로벌 수탁은행·자산운용사가 외국인투자자를 대신해 증권·외환 거래를 일괄 수행하는 '통합매매 방식'을 도입한다.

하위펀드별로 수행해야 하는 계좌개설·매매 등 거래 절차를 글로벌 수탁은행·자산운용사 등 대표 명의로 대행하도록 허용해 지난해 6월 개통된 국제예탁결제기구의 국채통합계좌 활용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판매 모델'도 활성화한다. 이 제도는 외국인투자자와 접점이 큰 글로벌 은행이 영업과 판매를 전담하고, 국채시장 접근성이 좋은 현지 은행이 국채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투자매매업자-투자중개업자간 업역의 구분을 준수하면서 은행(외국계은행의 국내지점 포함)이 투자매매업자로서 수행할 수 있는 글로벌 판매 모델의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해외 영업에 강점이 있는 은행이 외국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국채 판매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는 의미로, 국채 시장 접근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비과세 혜택 절차를 간소화하는 당근도 제시한다.

국채통합계좌를 이용하는 외국인투자자가 비과세 적용을 받으려면 투자경로에 있는 모든 수탁기관이 국세청에 적격외국금융회사(QFI)로 등록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다.

이에 따라 국제예탁결제기구를 제외한 모든 수탁기관의 QFI 등록 의무를 면제하는 등 절차를 단순화한다.

정부는 외국인투자자가 보유한 국채를 환매조건부 매매(담보 채권을 일정 기간 후 다시 되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매도·매수하는 거래) 등 담보거래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정비한다.

외국인투자자-국내 금융기관 간 담보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국예탁결제원에 시스템을 마련한다.

기재부는 이같은 WGBI 투자 거래 인프라 개선방안을 이달 정식 도입할 계획이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국제투자 인프라를 전면 개편해 WGBI 편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여진 기재부 외환제도과장은 개선 사항들에 관해 "만약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에 관심이 없었다면 발견되지 않았을 문제로 그들의 관심도가 굉장히 높다는 점을 알았다"며 "WGBI 가입을 계기로 과감한 개혁을 위해 각 부처가 의기투합했다"고 자평했다.

앞서 정부는 6월부터 야간 국채선물시장을 개장하겠다고도 예고했다. 야간 해외시장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국채 파생상품 접근성도 높이려는 조치다.

정부는 이밖에 국채 인수·유통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채 PD기관을 확대하고, 전자거래 활성화도 추진한다.

개인투자용 국채 5년물을 신규발행하고 이자소득 분리과세에 혜택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