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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멕시코'는 '메이드 바이 차이나'?
기사 작성일 : 2025-01-06 13:00:5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황정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멕시코를 중국 중상주의의 트로이 목마라고 생각한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5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생산(메이드 인 멕시코·made in Mexico)은 중국에 의한 생산(메이드 바이 차이나·made by China)을 의미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이웃 나라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멕시코와 캐나다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면서 범죄와 마약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1월 20일 내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 첫해인 2018년 중국에 관세 부과를 시작하자 중국 기업들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은 멕시코를 생산지로 선택했다.

이듬해인 2019년 미국은 중국 수출업체들이 철강과 알루미늄을 미국에 수출하기 위한 경로로 멕시코를 '악용'하고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고, 멕시코는 중국산 금속 수입에 관세를 부과하고 특히 철강이 미국에 수출되기 전에 멕시코에서 '실질적으로 변형'돼야 무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새로운 관세 위협은 미국 내 판매를 위해 멕시코에서 제품을 조립하거나 제조하는 중국 기업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 멕시코가 중국을 제치고 미국 수출 1위로 올라섰는데 동시에 중국의 멕시코 수출도 급증했다.

하지만 멕시코의 대미 수출에서 중국산 부품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1%에서 2023% 5% 미만으로 떨어졌다. 멕시코에서 중국산 부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중국 기업들이 멕시코에서 확장하는 영역은 자동차 생산 공급망의 아랫단이라고 짚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멕시코 내 중국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2018년 8개에서 2023년 말 기준 최소 20개로 늘었다.

트림과 배터리 케이스는 물론 운전자 지원 소프트웨어 같은 첨단 기술 요소도 생산하는 데 중국산 부품을 사용해 멕시코에서 제조된 많은 자동차가 차량의 75%가 멕시코에서 제조돼야 한다는 USMCA 규정을 충족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의 조슈아 멜처는 그것이 합법적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중국에 대한 정치적 관용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에 과야도 전 주중 멕시코 대사는 중국 냄새가 나는 것은 모두 의심스러운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메이드 바이 차이나가 새로운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 심의 기구를 설립하고 중국산 부품을 멕시코산으로 대체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트럼프 당선인을 달래기 위한 조치를 내놨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양국 무역 관계가 복잡한 탓에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멕시코에 있는 외국 기업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미국 기업이 멕시코의 대미 수출의 70%를 차지하고, 제너럴모터스와 포드 같은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이미 중국 기업들을 자사의 공급망에 통합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부는 중국 공급업체에 멕시코 내 매장을 두도록 장려하기까지 했다.

또 멕시코 정부의 자국산 대체 계획도 시간과 인센티브가 필요하지만 멕시코 정부에 보조금을 제공할 여력은 없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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