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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급발진 소송 올 상반기 선고 전망…배상 청구 금액 증가
기사 작성일 : 2025-01-07 16:00:34

'급발진이냐, 아니냐' 밝힐 재연 시험


(강릉= 강원 강릉에서 2022년 12월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해 차량의 결함에 의한 급발진 여부를 밝힐 '재연 시험'이 지난 4월 19일 오후 강릉시 회산로에서 진행됐다. [ 자료사진]

(강릉= 박영서 류호준 기자 = 2022년 12월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의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유가족 측과 KG모빌리티(이하 KGM·옛 쌍용자동차) 간 손해배상 소송의 결과가 올 상반기 나올 전망이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2부(박상준 부장판사)는 7일 도현이 가족 측이 KGM을 상대로 제기한 9억2천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사건 아홉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도현이 가족(원고) 측은 이날 재판에 앞서 "전자제어장치(ECU) 결함에 의한 급발진 가능성이 천문학적으로 낮지 않다"는 취지의 박정철 변호사 증언을 바탕으로 한 종합 준비 서면을 제출했다.

해당 서면에는 사람이 ECU 소프트웨어 로직을 만들기 때문에 실수가 발생할 수 있고, 이 때문에 실수를 발견하기 위한 진단 로직도 만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티볼리 차량에 장착된 ECU를 제조한 회사에서 5년간 근무한 ECU 시스템 엔지니어로 ECU 개발 경험과 ECU에 관한 전문 지식을 겸비한 인물이다.

재판부는 전문 감정인이 실시한 보완 감정 결과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도 전날 도착했다고 고지했다.


"할머니는 페달 오조작을 하지 않았다"


(강릉= 2022년 12월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해 지난 5월 27일 오전 강원 강릉시 강릉교회 티지홀에서 도현이 가족의 소송대리를 맡은 법률사무소 나루 하종선 변호사가 지난달 이뤄진 국내 첫 재연시험의 감정 결과를 밝히고 있다. [ 자료사진]

전문 감정인은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만으로 차량 결함 유무 또는 그 가능성을 특정할 수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ECU의 소프트웨어상 문제로 분당회전수(RPM)가 급상승할 때 브레이크가 충분히 작동됐다면 시속 40㎞에서 6200∼6400rpm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원고 측은 그동안 "음향분석 감정 결과에 따라 기아 모닝 차량과 충돌 전 주행 과정에서 변속레버 위치는 N이 아니라 D 상태에 있었음이 입증됐다"며 "운전자가 급발진으로 엔진출력이 최대한 나오는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필사적으로 밟았기 때문에 RPM은 6200대로 높지만, 속도는 43㎞로 억제됐다"고 주장해 왔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주장해온 '급발진 사고가 ECU의 결함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의견의 근거를 강화됐다.

또 원고 측은 사고 당시 충격으로 치료받고 있는 운전자이자 도현이 할머니의 치료비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대한 위자료를 추가 청구했다.

이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 금액도 7억6천만원 선에서 9억2천만원 규모로 증가했다.

내달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어 이날은 선고 전 마지막 심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재판부는 재판 관련 기록이 방대하고, 기술적 검토가 필요해 한 차례 더 변론기일을 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11일 오후 4시 열 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한 뒤 1심 선고 일자를 정할 예정이다.

도현이 가족의 소송대리를 맡은 법률사무소 나루 하종선 변호사는 "급발진 관련 재판에서 실제 도로 시험 등 여러 기술적 감정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대한민국 최초일 것"이라며 "기술적인 사항들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뒤 상반기 중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현이 아빠 이상훈씨도 "재판이 한 차례 더 열리는 것에 대해 불만은 없다"며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20여 페이지에 달하는 탄원서도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씨는 "급발진 사고의 원인을 운전자가 입증하게 하는 자체가 모순된 행위"라며 "저희 사건을 통해서 급발진 의심 사고의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내 첫 급발진 의심 사고 재연 시험


(강릉= 강원 강릉에서 2022년 12월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해 차량의 결함에 의한 급발진 여부를 밝힐 '재연 시험'이 지난 4월 19일 오후 강릉시 회산로에서 진행됐다. 도현 군의 아버지 이상훈씨가 재연 시험을 지켜보고 있다. [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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