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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니 伊총리 "머스크, 민주주의 위협 아냐…소로스가 더 위험"
기사 작성일 : 2025-01-10 00:00:56

멜로니 총리


(로마 로이터=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9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송년 연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01.09

(로마= 신창용 특파원 = 유럽의 정치 현안에 노골적으로 간섭해 유럽 각국으로부터 비판받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또 한 번 옹호하고 나섰다.

멜로니 총리는 9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열린 송년 연례 기자회견에서 머스크는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정치에 간섭하는 건 월가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 같은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멜로니 총리는 취재진에게 "머스크의 문제는 그가 부유하고 영향력이 있다는 점인가, 아니면 그가 좌파가 아니라는 점인가"라고 반문한 뒤 "머스크는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간섭이라는 건 부유한 사람들이 재력을 이용해 전 세계 정당과 단체를 지원함으로써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가리킨다"며 "소로스가 그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머스크로부터 돈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소로스로부터 돈을 받았다"며 "나는 (머스크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멜로니 총리는 머스크가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을 공개 지지하고 올라프 숄츠 총리와 그가 소속된 사회민주당(SPD)에 막말을 퍼부은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오히려 역공에 나섰다.

그는 "나는 이탈리아 선거에 독일 측이 개입한 것을 상기하고 싶다"며 "우리는 사안을 원래의 맥락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머스크는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고 있으며, 이는 논의의 대상일 뿐"이라며 "그의 발언을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있지만 머스크의 개입이 문제라는 말을 들을 때면 나는 유명하고 부유한 사람들이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사례는 여러 번 있었고, 종종 나를 상대로 한 사례도 있었지만 아무도 이에 대해 문제 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선거에 독일 측이 개입했다는 멜로니 총리의 말은 이탈리아 총선을 사흘 앞둔 2022년 9월 22일에 발행된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의 커버스토리를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슈테른은 차기 총리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멜로니에 대해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이라고 정의한 뒤 "멜로니의 승리는 유럽에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에서 머스크의 발언만 문제 삼고 과거 슈테른의 선거 개입에 대해서는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중잣대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지난해 9월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만난 멜로니 총리와 머스크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멜로니 총리는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사람들(유명하고 부유한 사람들)이 재력을 이용해 전 세계 정당과 단체를 지원하며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며 "나는 이것을 위험한 간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과거에는 이런 사람들이 자선가로 불렸다"며 "문제는 머스크가 부유하고 영향력이 있다는 점인가, 아니면 그가 좌파가 아니라는 점인가"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멜로니 총리와 머스크는 한때 염문설이 제기될 정도로 친밀한 관계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고 실세로 떠오르면서 멜로니 총리는 현 상황을 기회로 보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 3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와 인터뷰에서 머스크에 대해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주요 인물이며, 항상 미래를 생각하는 특별한 혁신가"라고 적극 옹호한 바 있다.

또 머스크와 개인적인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우리는 확실히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는 뛰어난 사람이고 그와 대화는 언제나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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