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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대선 무효화에 반발 지속…4천명 항의 시위
기사 작성일 : 2025-01-10 23:00:57

제오르제스쿠 후보 사진 든 지지자


(부쿠레슈티 로이터= 10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 헌법재판소 앞에서 벌어진 헌재의 대선 1차 투표 무효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에서 한 지지자가 대선 1차 투표에서 승리한 컬린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사진을 들고 있다. 2025.01.10

(로마= 신창용 특파원 = 루마니아에서 대통령 선거 무효화에 항의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약 4천명의 시위대가 이날 수도 부쿠레슈티에 있는 헌법재판소 앞에 모여 대선 무효 결정 번복을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24일에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친러시아 성향의 극우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가 깜짝 1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예상 밖 선전을 놓고 선거법 위반과 러시아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헌재는 무효 판단을 내리고 재선거를 명령했다.

시위대는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사진을 흔들며 "투표를 원한다", "결선 투표 재개하라"고 외쳤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기성 정치권의 파벌 싸움과 부정부패에 염증을 느껴 무명에 가까웠던 제오르제스쿠 후보를 선택했던 유권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헌재가 대선 1차 투표 무효를 선언한 지난달 6일부터 크고 작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에는 현재 루마니아 의회 의석의 약 35%를 차지하는 극우 정당의 여러 의원이 참여했다.

극우 정당인 루마니아연합동맹(AUR)은 대선 결선 투표 재개와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했다.

사회민주당(PSD), 국민자유당(PNL), 헝가리인 민주연합(UDMR) 등으로 구성된 친유럽 성향의 집권 연립정부는 대선 재선거를 5월 4일에 치르기로 결정했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재선거를 통해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집권 연정은 극우 세력의 당선을 막기 위해 대선 재선거에 단일 후보를 내기로 합의했다.

현재로서는 크린 안토네스쿠 전 국민자유당 대표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니쿠쇼르 단 부쿠레슈티 시장도 출사표를 던졌고,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선거 과정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어 재선거에 출마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루마니아는 총리가 행정 실권을 가지는 이원집정부제 국가이지만 대통령은 외교·국방 관련 사안을 책임지기에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루마니아는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 우크라이나와 가장 길게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에 지난해 11월 대선 1차 투표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제오르제스쿠 후보가 1위를 차지하자 국제사회는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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