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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벽두 '1.5조 쇼핑' 외국인 코스피 복귀 신호탄?…반도체株 보유율↑
기사 작성일 : 2025-01-12 07:00:16

외국인 주식시장 순유입 (PG)


[박은주 제작] 일러스트

이민영 기자 =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5개월간 '팔자' 행진을 이어온 외국인이 해가 바뀌자마자 순매수로 돌아서 국내 증시 복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주를 대거 매집해 본격적인 증시 반등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1조5천490억원을 순매수했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하다 이달 들어 매수 우위로 돌아선 상태다.

주간 기준으로는 이번 주(6∼10일) 1조5천30억원을 순매수하며 20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주로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새해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000660]로 9천610억원 순매수했다. 7거래일 동안의 순매수액이 이미 지난달 월간 순매수액(4천160억원)의 2배를 넘어섰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10일 기준 외국인의 SK하이닉스 주식 보유율은 55.37%로 지난해 7월 24일(55.48%)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도 6개월 만에 순매수하며 대량 매집하는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외국인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2천370억원 순매수했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해 8~12월 5개월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한 바 있다.

한국 수출과 상관관계가 높은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웃돈 데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를 통해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이 재차 높아지면서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인식에다, 지난해 해외 증시 대비 낙폭이 컸던 데 따른 국내 증시의 가격 매력이 부각된 측면도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SK하이닉스 HBM(고대역폭 메모리) 개발 속도와 관련해 긍정적 발언을 한 영향으로 매수세가 몰렸다. 삼성전자도 부진한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에도 악재 선반영과 불확실성 해소 인식에 오히려 매수 심리가 커졌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3.9%, 17.0% 올랐으며, 이에 상승 탄력을 받은 코스피도 4.8%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간 대내외 불확실성을 선반영하며 극도로 눌려 있던 코스피에 불확실성 변수와 원/달러 환율 정점 통과를 확인하며 심리적 안정감이 유입됐다"며 "한국 12월 수출 호조와 미국 ISM 제조업지수 서프라이즈가 외국인 인식 개선의 트리거"라고 짚었다.

이어 "특히 지난해 외국인 순매도 중심에 있던 삼성전자의 강한 반등은 분위기 반전 가능성을 높여 주는 변화"라고 짚었다.


CES SK 전시관 찾은 최태원 회장


(라스베이거스= 신현우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오전(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리고 있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SK 전시관을 방문하고 있다. 2025.1.9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저가 매수세가 지속해 유입되면서 코스피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모든 악재를 선반영해 하락 위험은 제한적인 반면 향후 상승 여력은 커질 것"이라며 "1분기부터 범용 메모리 재고가 감소세에 진입했고, 2분기부터 엔비디아 대상 HBM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미국 물가지표 발표 후 국채 금리 안정이 예상되는 점도 외국인 매수세 유입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에 대한 경계심리가 오는 15일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정점을 통과하면서 달러화, 채권금리가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며 "아울러 17일 발표되는 중국 4분기 GDP(국내총생산)와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 호조가 맞물릴 경우 코스피 반등 탄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올해 국내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큰 점은 우려 요인이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코스피 단기 수급을 기대할 수는 있으나 장기 수급 유입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익"이라며 "코스피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그간 하향 조정됐으나 아직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향후 조정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추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조정이 진행된다면 현재 8.6배인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도 9∼9.5배로 상승해 밸류에이션 매력도도 높지 않다"며 단순히 밸류에이션에 따른 외국인 수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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