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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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집권 1기 때와 같은 '브로맨스'가 재현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2기 정부에 북미대화 경험이 있는 관료들을 중용시킨 점에 비춰 시기가 문제일 뿐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은 다분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문제는 북한이 '트럼프 1기'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핵·미사일 능력이 놀랍도록 커졌고 러시아라는 든든한 뒷배까지 얻어 더는 제재 해제에 목매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자칫 단기 성과에 목마른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과 '나쁜 협상'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비핵화가 목표가 아닌 본토의 핵 위협을 줄이기 위한 핵군축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여서 한국 정부의 치밀한 대응이 요구된다.
2019년 백악관 홈페이지 게시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월경 영상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김정은과 친분 과시한 트럼프, 북미 대화 시도 가능성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당시 김 위원장과 3차례 마주한 경험이 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시작으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을 했고, 그해 6월 판문점에서 마지막으로 만났다.
2017년만 해도 서로를 "리틀 로켓맨",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비난하며 험악하게 맞섰지만, 김 위원장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평화 공세를 펼치면서 화해무드가 조성되자 전격 대면한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 정상을 직접 만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비록 '하노이 회담'을 끝으로 비핵화 협상은 결렬됐지만, 트럼프는 그 이후에도 김 위원장과 서한을 주고받으며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다.
그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핵을 가진 북한과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취지로 언급했고, 당선 뒤인 지난달 타임지 인터뷰에서도 "난 김정은과 매우 잘 지낸다"면서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새 정부에 1기 때 북미대화 경험이 있는 관료들을 등용하면서 북한과 다시 한번 협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왔다.
대북특별부(副)대표로 일하며 싱가포르 정상회담 준비에 깊이 관여했던 알렉스 웡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수석 부보좌관으로 기용했고, 역시 1기 집권 당시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한 실무자 윌리엄 보 해리슨을 대통령 보좌관 겸 백악관 운영 담당 부(副)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물론 트럼프 당선인이 조기 해결을 공언했던 우크라이나 전쟁 등 미국 입장에선 보다 급한 외교 현안들이 있어 북한과의 본격적인 대화 시도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북한,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진행
(평양 조선중앙통신= 북한 미사일총국이 지난 6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상감시체계로 참관했다고 전했다. 2025.1.7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비핵화 협상 난망…한미 사전조율로 '핵군축 협상' 막아야
설사 미국이 먼저 손을 내밀더라도 하노이에서 체면을 구겼던 김정은 위원장이 이에 선뜻 응할 분위기는 아니다.
김 위원장은 미 대선 이후인 지난해 11월 21일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 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 정책"이라며 미국과의 대화에 선을 긋는 발언을 했다.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최강경 대미 대응 전략"을 천명하는 등 적어도 겉으로는 미국과 협상에 관심이 없으며 대결에 방점이 찍혀 있다.
북한은 실제 '트럼프 1기' 때처럼 '비핵화'와 '제재해제'를 맞바꾸는 방식의 대미 협상에는 관심을 갖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라는 구명줄이 생기면서 미국이 제재를 풀어주지 않더라도 군사·경제적으로 크게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6월 러시아와 맺은 동맹 조약을 바탕으로 파병을 단행했고, 그 대가로 군사·경제적인 반대급부를 챙기고 있다.
북한이 지난 6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핵·미사일 능력이 향상됐다는 점도 비핵화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트럼프 당선인이 험난한 비핵화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단기적인 성과만을 노리고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 위협만 줄이는 방향으로 핵군축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위원장 또한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제재 해제를 관철,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트럼프 당선인과의 협상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만 통제하고 우리에 대한 핵 위협은 방치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선 북미 협상 시 한미 간에 긴밀한 사전 조율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의 소망인 체제 안정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미국의 유일한 지도자를 트럼프로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과의 대화, 협상의 기회는 끊임없이 엿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 선물 승용차 운전하는 김정은
(평양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금수산영빈관 정원구역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친교를 다졌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선물한 아우루스 차량을 서로 번갈아 몰며 영빈관 구내를 달렸다. 김 위원장은 승용차의 성능을 높이 평가하며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2024.6.20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