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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워치] 한은 금통위의 묵언기간
기사 작성일 : 2025-01-13 11:00:16

김지훈 선임기자 =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결정을 하는 주체는 흔히 한국은행으로 알고 있으나 정확히 말하면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결정한다. 금통위는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비롯해 주요 통화신용정책을 수립하고 한은의 주요 운영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정책결정기구다.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포함한 7명의 금융통화위원으로 구성된다. 총재와 부총재는 당연직 금통위원이고 나머지 5명의 금통위원은 한은 총재,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은행연합회장 5명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은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1.28 [사진공동취재단]

금통위는 통상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목요일에 정기회의를 여는 데 필요한 경우 임시회의도 열 수 있다. 이중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통방) 결정 회의는 1년에 8번 열리고 4번은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고 논의하는 금융안정회의로 열리며 나머지 12번은 여타 주요 사항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비통방'회의다.

기준금리를 결정할 통방회의가 열리기 1주일 전에는 한은 주요부서의 실무진과 금통위원들이 참석하는 비공식 회의(경제상황 점검회의)가 열린다. 각종 통계 데이터를 공유하고 주요 현안에 대한 상황 보고도 이뤄진다. 이날 0시부터 금통위원들은 이른바 '묵언 기간'(Blackout Period)에 돌입한다. 이때부터 금통위원들은 금통위 당일 금리를 결정한 뒤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기 전까지 향후 통화정책방향에 관한 발언을 자제한다. 통화정책방향에 관한 발언만 자제하면 되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언론이나 금융시장 관계자들과의 접촉도 가급적 피하는 게 관행이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나 정보가 새어 나가 주식·채권 등 금융시장에 혼란을 주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 기간엔 총재가 국회 현안질의에 참석해도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질문에는 "묵언기간이어서…"라며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는 게 관행이다.


자료 살펴보는 이창용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4.7.11 [사진공동취재단]

금통위 본회의 하루 전에는 한은 내부에서 동향보고회의가 열린다. 한은 주요 부서들은 금통위원들에게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에 대해 종합적으로 보고한다. 금통위원들은 보고를 받은 뒤 궁금한 사항이나 보완이 필요한 사항을 주요 부서장들에게 질문하는데 대개 위원들의 질문내용을 들어보면 그가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매파'인지, 인하를 주장하는 '비둘기파'인지 대충 추정할 수 있다고도 한다. 금통위 회의 당일에는 오전 9시부터 회의가 열리는데 회의 개최 전 분위기를 보면 인상인지 동결인지 인하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총재가 어떤 색의 넥타이를 맸는지, 회의 전 금통위원들의 표정이 어떤지 등을 주목하기도 한다. 회의가 시작되면 금통위원들은 차례로 자신들의 결정과 그 이유 등을 담은 간단한 의견서를 읽고 금리 결정에 대한 합의를 이룬 뒤 언론에 발표한다. 만장일치냐, 소수의견을 남길 것이냐도 이때 결정된다.

16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는 엄중한 경제의 현실과 맞물려 향후 경기의 방향을 가를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될 전망이다.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어느 때보다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내수·수출 부진 등 식어가는 국내 경기를 생각하면 올해 첫 회의에서부터 금리를 인하해 경기 회복을 뒷받침해야 하지만, 1,500원에 근접한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자금의 동향, 다시 오를 기미를 보이는 물가 등을 생각하면 금리인하의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7명의 금통위원은 현재 묵언 기간 중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치열한 고민과 논의를 거듭하는 중이다. 꺼져가는 국내 경기를 부작용 없이 되살려 'U'자형으로 반등시킬 최적의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기대가 크다.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


김민지 김영은 기자 =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9월과 11월에 이어 18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다시 인하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낮은 4.25~4.50%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3.0%)과 미국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으로 기존 1.75%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다시 줄어들게 됐다.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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