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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아파트 공사비 다툼 장기화 조짐…춘천시, 갈등 봉합 나서
기사 작성일 : 2025-01-13 18:00:18

차량 출입 차단기 막힌 춘천 민간 임대 아파트


(춘천= 강태현 기자 = 13일 강원 춘천시 학곡리 모아엘가 비스타 민간 임대 아파트 문주 앞에서 시공사가 덤프트럭과 굴착기로 차량 출입을 막으며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2025.1.13

(춘천= 강태현 기자 = 강원 춘천시 한 민간 임대 아파트에서 시공사와 시행사 간 공사대금 다툼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춘천시가 입주민 피해를 막기 위해 갈등 봉합에 나섰다.

춘천시는 13일 학곡리 모아엘가 비스타 입주예정자협의회(입예협)와의 면담을 통해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설 연휴까지 문제 해결에 적극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입예협 측은 지난 10일 시공사의 유치권 행사가 시작된 이후부터 제때 이사를 하지 못한 세대의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입예협 측은 유치권 행사로 각 은행에서 잔금대출 실행을 거부하면서 잔금을 치르고 이사하려던 세대는 기존에 살던 집에서 나와 오갈데 없는 신세가 됐다고 분통했다.

또 이미 이사를 마친 세대에서도 추가로 배송받을 가구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엄태현 입주예정자협의회 대표는 "어머니뻘 되는 분은 현재 숙박업소에서 지내고 계시고, 어떤 분은 배 속에 아기와 두 돌 지난 아이도 있어 도저히 숙박업소에서 생활할 수 없다는 판단에 어쩔 수 없이 위약금을 물고 원래 살던 집에 머무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춘천시에 "지금 당장 입주를 못 하는 분들께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입주 예정자들과 면담하는 육동한 춘천시장


(춘천= 강태현 기자 = 13일 강원 춘천시 학곡리 모아엘가 비스타에서 육동한 춘천시장 등 춘천시 관계자들이 입주예정자협의회 측과 면담하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은 시공사와 시행사가 공사비 문제로 갈등하면서 애꿎은 입주민들이 제때 이사를 하지 못하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2025.1.13

육동한 춘천시장은 "입주민들의 현실적인 고통을 최우선으로 설 연휴 전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선조치하겠다"며 "법률적 검토나 유사 사례 점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불확실성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며 "긴밀하게 협의하고 소통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이 매듭을 풀도록 시장으로서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공사 혜림건설은 지난 10일 유치권 행사를 위해 아파트 출입 차량 차단기를 트럭으로 막고 경비인력을 배치하는 데 이어 잔금을 치르고 들어오려는 입주 예정자들에게 열쇠를 내어주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시공사는 이날 오전 출입 차량 차단기 앞에 덤프트럭, 굴착기와 함께 경비 인력을 추가 배치해 실력 행사에 나섰다.

이날 경비 인력이 아파트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목을 막아서면서 이미 입주한 주민들과도 일시적으로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비 인력에 가로막힌 차량 출입


(춘천= 강태현 기자 = 13일 강원 춘천시 학곡리 모아엘가 비스타 민간 임대 아파트에서 시공사가 경비인력을 투입해 주차장 출입을 가로막으면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2025.1.13

시공사 측은 시행사를 상대로 "건축자재값 상승으로 공사 기간 추가로 들어간 비용 315억원을 지급하라"며 계약 변경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같이 조치했다.

시행사 측에서는 "비용을 추가로 청구하면서 사유 등 자세한 내역을 설명하지 않고 실비만 보전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협의가 안 됐다"며 맞서면서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행사 측에서는 시공사 유치권 행사로 입주하지 못하는 이사 예약 세대에 한해 숙박비, 식대 등을 지급한다는 지급이행각서를 작성하고, 입예협 측에 이를 공증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 신축 아파트 문주 가로막은 덤프트럭과 포크레인


(춘천= 강태현 기자 = 13일 강원 춘천시 학곡리 모아엘가 비스타 민간 임대 아파트 문주 앞에서 시공사가 덤프트럭과 포크레인으로 차량 출입을 막으며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202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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