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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의 '다목적 전략카드'…생포한 북한군 최대한 활용
기사 작성일 : 2025-01-14 12:00:57

생포된 북한군 포로


[젤렌스키 대통령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고동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휴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에서 생포한 북한군 병사 2명의 '전략적 가치' 역시 최대치로 활용할 태세다.

북한군 파병의 명백한 증거를 내밀어 러시아를 궁지에 몰고 국제사회의 지지 여론을 끌어내는 동시에, 전장에서 북한군의 사기 저하까지 노리는 다목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우크라이나의 인식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공보담당자인 예우헨 예린은 13일(현지시간) 자유유럽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생포한 북한군이 전략적으로 활용 가치가 크다"며 "북한군 포로를 우크라이나의 이익을 위해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일 업데이트하는 관련 정보에도 이런 전략이 배어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1일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며 이들의 모습과 군인 신분증을 촬영한 사진 등을 공개했고, 이튿날에는 심문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배포했다.

이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서는 한글로 "김정은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북한 군인의 교환을 조직할 수 있을 경우에만 북한 시민을 김정은에게 넘겨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간 러시아와 북한군은 파병 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입장을 취해 왔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서 왔다는 것을 직접 인정하는 포로의 등장은 '러시아와 북한이 파병을 은폐해 왔다'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을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파병을 숨기기 위해 러시아가 위조 신분증을 지급하거나 시신을 훼손하기까지 했다는 주장도 신빙성을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장기화한 전쟁의 피로감으로 다소 냉담해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다시 환기하고 서방의 지원을 촉구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생포한 북한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텔레그램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언급하며 포로 교환 문제를 꺼낸 것 역시 러시아와 북한이 향후 휴전 협상에서 파병 인정 여부 등과 관련해 궁지에 몰리게 될 수 있음을 부각하며 압박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아가 엑스에 "귀환을 원하지 않는 북한 병사들에게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이 전쟁에 대한 진실을 한국어로 널리 알려 평화를 앞당기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인도적으로 대우받는 포로의 모습과 더불어 전장에 배치된 북한군의 전의를 떨어뜨리려는 심리전의 일환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귀환 외에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방법' 중에는 한국으로의 귀순 가능성도 열어놓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에게 '전쟁의 진실'을 알리는 스피커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심리전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러시아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포로 교환 언급에 대해 "그곳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누가 무엇을 누구에게 제안했는지 알지 못한다"며 "어떤 식으로든 논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김정은에 북한군 포로 교환 제의…실현 가능성은?/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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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ttps://youtu.be/Ad6SiK64Bh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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