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대만 해순서(해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타이베이= 김철문 통신원 = 대만 북부 지룽항 외해의 해저케이블을 훼손한 중국 화물선 '순싱39'(Shunxing39)호'가 '블랙리스트'에 등재될 예정이라고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의 국가안보 관계자는 전날 카메룬과 탄자니아에 선적을 이중으로 등록한 해당 중국 화물선의 해저케이블 훼손 사건은 전형적인 '회색지대 전술'이라며 이 화물선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절세 등의 이유로 경제적 편의를 제공해주는 외국에 선박을 등록하는 '편의치적' 화물선에 대해 더욱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소식통은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 순싱39호가 한국의 부산을 향해 이동 중이지만 정확한 위치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대만 당국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무장한 민간 선박 등을 활용해 도발하거나 대만해협 중간선을 상시 침범하고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해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드는 행위를 '회색지대 전술'이라고 부른다.

대만 정부 관계자는 양안(중국과 대만) 교류에 관한 근거 법령인 '대만지구와 대륙지구 인민관계조례'(양안 인민관계조례) 제30조에 따라 '중국 대륙지구의 인민, 법인, 단체 또는 기구가 외국 선박과 민항기 등을 임대해 사용할 경우 대만 교통부가 대만 항구와 공항의 진입을 제한 또는 금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규정을 통해 중국 선박에 대한 안전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 선박이 대만 입항을 위해서는 반드시 대만 교통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만언론은 중국의 일부 편의치적 화물선이 대만 항구 내 정박 비용의 부담을 이유로 외해에서 오랫동안 머무르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일부 편의치적 중국 선박이 해저케이블을 훼손하거나 타 선박과의 접촉 사고를 일으킨 후 타국으로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2023년 2월에는 대만 본섬과 중국 인근의 대만 영토 마쭈다오 사이에 설치된 해저케이블 2개가 중국 어선·화물선에 의해 절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