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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새 체육회장의 과제…정부와 관계 회복·조직 정상화
기사 작성일 : 2025-01-14 20:00:03

대한체육회장 선거 이변의 주인공, 유승민


한종찬 기자 = 제42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유승민이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선거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1.14

이동칠 기자 = '아테네의 영웅'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3선을 노리던 이기흥 현 회장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고 새 수장에 올랐다.

유승민 회장은 14일 치러진 체육회장 선거 개표 결과, 총투표수 1천209표 중 417표를 획득해 3선에 도전한 이기흥 회장을 38표 차로 제치고 한국의 새로운 '스포츠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탁구 남자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하오를 4-2로 꺾는 '녹색 테이블 반란'을 일으키고 금메달을 따냈을 때를 연상시키는 대반전 드라마다.

유승민 당선인은 재임 8년간 다져놓은 '콘크리트 지지층'을 앞세워 수성에 나선 이기흥 회장과 '다윗과 골리앗' 싸움에서 승리하며 한국 체육을 이끌어갈 중책을 떠안게 됐다.

유 당선인은 당선 직후 "기분이 좋기보다는 책임감이 느껴진다"는 짤막한 말로 자기 어깨에 드리운 중책의 무게를 대신 설명했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유승민 당선


한종찬 기자 = 제42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유승민이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선거에서 두 손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2025.1.14

2029년 2월까지 4년 임기의 회장직을 수행하는 유승민 당선인에게는 산적한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

당장 24일 앞으로 다가온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2월 7∼14일)과 재임 기간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 로스앤젤레스(LA) 하계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의 성적을 끌어올려야 한다.

유 당선인은 25년간 선수로 활약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지도자로 2년, 그리고 행정가(탁구협회장·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로 8년을 현장에서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땀과 노력의 가치와 선수들의 열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40대의 젊은 회장으로서 국가대표 선수 및 지도자들과 소통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부와 관계 회복과 더불어 체육회 조직 내부 정상화도 유 당선인이 풀어가야 할 숙제다.

이기흥 회장 재임 시절 문화체육관광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4천400억원 규모였던 체육회 예산에서 1천억원 정도가 삭감됐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를 거쳐 시도체육회로 배정되던 예산 400여억원을 문체부가 직접 교부하고 있고, 체육회 사업이 문체부 등으로 이관되면서 추가로 500억원 넘게 깎였다.

탁구협회장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2018 평창기념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문체부와 좋은 관계를 형성했던 유 회장은 정부와 꼬였던 매듭을 풀 적임자로 평가된다.

문체부와 머리를 맞대고 한국 체육의 위상을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기흥 회장에게 실망했던 체육회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는 한편 한국 체육 청사진을 새롭게 설계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것도 유승민 회장에게 맡겨진 과제다.

또 체육회장 후보로 경쟁했던 다른 후보들과도 협조해 좋은 정책은 수용하는 한편 다양한 인재를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새로운 4년을 책임진 유 회장이 자신이 내세웠던 선거 구호처럼 '변화의 스매시!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를 바꾸다, 예스 위 캔 투게더'(Yes We Can Together)를 실현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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