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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슬로바키아 야당 대표와 회담…친러 총리, 맹비난
기사 작성일 : 2025-01-18 07:00:59

슬로바키아 야당 대표 만난 젤렌스키


(키이우 AFP=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슬로바키아 제1야당 '진보 슬로바키아당'의 미할 시메츠카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5.01.17

(로마= 신창용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슬로바키아 제1야당 '진보 슬로바키아당'의 미할 시메츠카 대표와 만났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회담은 친러시아 성향의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 결정을 비판하며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금요일. 한 명의 슬로바키아 지도자를 만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다른 지도자를 만났다"며 "시메츠카가 이끄는 슬로바키아 의원들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모든 문제, 특히 에너지 부문에서 개방적이고 상호 이익이 되는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피초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재개를 위한 해법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협상 의사를 밝히며 키이우로 초청했지만 피초 총리는 거절했다.

시메츠카 대표는 회담을 마친 뒤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가 천연가스 공급 재개 문제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믿는다면서 "우리는 피초가 닫아버린 협력의 문을 다시 열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경유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은 이달 1일부터 중단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가스 판매대금을 전쟁 자금으로 쓰는 것을 막겠다며 자국을 경유하는 가스관을 잠갔다.

슬로바키아는 이 문제를 두고 이미 우크라이나와 갈등을 표출했다.

피초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안보를 이유로 러시아산 가스 수송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바람에 슬로바키아에 큰 경제적 피해를 안겼다고 주장한다.

다시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던 전력 공급을 줄이고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도 제한하겠다는 입장이다.

피초 총리는 야당 의원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데 대해 불쾌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오늘 진보 슬로바키아당 대표단의 키이우 방문은 그들이 우크라이나의 이익을 슬로바키아의 이익보다 우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자신들이 정권을 잡으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지지하고 슬로바키아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파병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두 가지 모두 국익에 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시메츠카 대표가 이끄는 진보 슬로바키아당은 현재 23%의 지지율로 약 20%에 그친 피초 총리의 정당을 앞서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피초 총리는 다음 주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에 나란히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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