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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휴전] 하마스 인질명단 왜 늦었나…정보력 상실? 심리전?
기사 작성일 : 2025-01-19 23:00:57

가자지구의 하마스 조직원들


[AP=]

고동욱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발효가 '인질 명단'을 둘러싼 신경전 속에 예정보다 3시간 가까이 늦어지면서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5개월 간 전쟁으로 세력이 약해진 하마스가 가자지구 내 통제력을 상실하면서 현지에 붙잡힌 인질 명단을 확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측부터, 이스라엘에 포로들의 소재를 노출하지 않으려는 심리전일 수도 있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CNN,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양측은 애초 이날 오전 8시 30분 휴전하기로 합의했으나 하마스가 석방할 인질 명단을 넘겨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2시간 45분 지난 11시 15분에야 발효됐다.

그사이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휴전 요건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가자지구를 상대로 즉각 공습을 퍼부었다.

결국 하마스가 오전 10시 30분에야 명단을 뒤늦게 공개하면서 휴전이 발효돼 비로소 포성이 멈췄다.

하마스는 명단 공개가 늦어진 데 대해 "기술적인 이유"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우선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장악력을 잃어버린 탓에 인질들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의 전직 협상가 거손 바스킨은 CNN과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외부에 거주하는 하마스 지도부가 자신들이 원하던 이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 같다"며 "하마스는 민간인 여성 3명을 석방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조건에 맞는 이가 생존해 있다는 것을 확인해야 했다"고 말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의 상황과 낙후된 장비가 실제로 '기술적 문제'를 초래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수시로 공격용 드론이 출몰하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조직원들은 흔히 생각하는 '실시간 소통'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전직 외교관 알론 핀카스는 하마스의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망가졌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두려워하는 성향이 지연을 불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몇초 안에 끝날 수 있는 일이 몇 시간씩 걸리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원인을 돌리는 설명도 나왔다.

AFP는 카타르 도하에서 휴전 협상에 관여한 관계자의 말을 빌려 "언제든 3명의 명단이 넘겨질 수 있지만 현장 상황의 복잡성과 계속되는 폭격 탓에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협상에 정통한 익명의 팔레스타인 관계자를 인용, 중재자들이 휴전 이행 이전 48시간의 '진정 기간'을 요구했음에도 이스라엘의 공습이 계속돼 명단을 보낼 수 없었다고 전했다.

반대로 명단 인계 지연이 하마스의 전략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도하 대학원 연구소의 타메르 카르무트 교수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들의 위치를 비밀로 유지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단계적 휴전안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쥐고 있는 카드를 노출할 이유가 없다. 하마스의 입장에서는 인질들의 위치가 그런 카드"라며 "이는 심리전의 일환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발효 지연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재개한 공습은 추가 인명피해를 낳았다.

알자지라는 지연된 2시간 45분간 공습으로 최소 19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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