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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170이닝 던지나…36세 양현종의 남다른 희생정신
기사 작성일 : 2025-01-22 16:00:43

인터뷰하는 양현종


(영종도= 신현우 기자 = 스프링캠프 1차 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1.22

(영종도= 김경윤 기자 =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선발 투수 양현종(36)은 프로야구 최고의 이닝 이터다.

그는 선발 투수로 활약한 2009년부터 2024년까지 KBO리그에서 뛴 15시즌 중 13시즌에서 100이닝 이상을 던졌다.

150이닝 이상을 책임진 건 11시즌이나 된다. 2016년엔 200⅓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켰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지난 시즌에도 양현종의 투구 이닝 기록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171⅓이닝을 책임져 10시즌 연속 170이닝 이상을 기록했다.

양현종의 통산 이닝 기록도 대단하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총 2천503⅔이닝을 던져 이 부문 KBO리그 통산 2위를 달린다. 1위는 송진우 전 코치의 3천3이닝이다.


스프링캠프 향하는 양현종


(영종도= 신현우 기자 = 스프링캠프 1차 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도착해 탑승 수속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1.22

사실 투구 이닝은 빛을 보기 힘든 기록이다.

승수, 평균자책점, 탈삼진처럼 높은 평가를 받지 않는다. 투수 평가 지표에서 빠질 때도 많고, 개인 타이틀이 걸려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많은 이닝을 책임질수록 개인 성적에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공을 많이 던진 탓에 시즌 후반 체력 문제를 겪기 쉽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부상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

대신 팀엔 큰 도움이 된다. 불펜 소모를 줄여 팀 전력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투구 이닝은 개인보다 팀과 동료를 위하는 '이타적인 기록'이다.

양현종은 독특하게도 투구 이닝 기록에 자부심을 느낀다. 자신보다 팀을 위하는 마음이 커서다.

체력 문제를 겪고 부상 위험에 노출되더라도 많은 이닝을 던지겠다는 책임 의식이 강하다.


공항 도착한 대투수 양현종


(영종도= 신현우 기자 = 스프링캠프 1차 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도착하고 있다. 2025.1.22

주변에선 양현종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안쓰럽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이범호 KIA 감독도 그렇다.

이 감독은 양현종의 투구 이닝을 관리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상황에 따라 선발 로테이션에서 한두 차례 제외해 휴식을 부여하면서 충전 시간을 주겠다는 생각이다.

이범호 감독은 22일 "(팔꿈치 수술을 한) 이의리가 올해 7월 이후 복귀하면 양현종의 등판 일정을 조절해 체력 안배를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배려다.

양현종은 이범호 감독의 진심을 잘 안다. 그러나 많은 이닝을 책임져 팀을 돕겠다는 의지는 여전하다.

그는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지난해부터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좋은 컨디션으로 등판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는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긍정적으로 따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투구 이닝의 한계를 정해두고 던지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라며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힘닿는 대로 던지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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