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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 치료로 희망 얻은 자립준비청년, 늦깎이 간호학도 꿈 이뤄
기사 작성일 : 2025-01-24 12:00:28

서울성모병원 취약청년 지원 사업의 도움으로 간호학도의 꿈을 이룬 윤모 씨.


[서울성모병원 제공]

권지현 기자 = 대학병원 흉터 치료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늦깎이 간호학도의 꿈을 이룬 자립준비청년이 "건강을 잃어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겠다"며 본인이 받은 선의를 다른 이들에게도 전하겠다고 말했다.

24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 병원의 취약청년 대상 지원사업을 통해 흉터 제거 치료를 받은 윤모(24) 씨가 지난달 23일 제주의 한 대학 간호학과에 합격했다는 기쁜 소식을 알려 왔다.

부산의 한 양육시설에서 자란 윤씨는 보호 종료 후 대학교 유아교육과에 진학했지만 등록금 부담으로 곧 학교를 중퇴하고 식당에서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나가야 했다.

이러한 가운데도 봉사 활동을 병행하던 그는 캄보디아 해외 자선 의료 활동에 참여하게 되며 '의료인이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됐다.

본인의 자립을 도와준 신부님이 제주도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된 윤씨는 제주의 간호대학에 진학해 공부와 봉사를 병행하는 것을 목표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그러나 면접을 앞둔 그에게 고민이 생겼다. 어린 시절 계단에서 넘어져 생긴 이마의 큰 흉터로 인해 좋지 않은 인상을 줄 것 같아 우려됐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윤씨는 자립 전담 지원기관을 찾아 "어릴 때부터 늘 앞머리를 내려 흉터를 감춰 왔고 놀리는 친구들이 많아 자신감까지 잃고 지내 왔다. 무섭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아픈 기억을 털어놨다.

그의 사연을 접한 지원기관이 서울성모병원에서 실시하는 지원사업에 그를 연계했고 윤씨는 대상자로 선정돼 지난해 여름부터 가을까지 흉터 제거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윤씨는 흉터 치료 덕분에 대학 면접에도 더 자신 있게 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오랫동안 흉터로 마음의 부담을 안고 살아왔고 자신감과 자존감이 부족해 미래에 대한 불안이 많았는데, 치료를 받고 스스로 달라진 것을 느꼈다"며 "흉터뿐 아니라 마음도 치유됐고 그 변화가 큰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흉터는 단순히 과거의 흔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윤씨는 "나이 많은 학생이지만 열심히 공부해 앞으로 건강을 잃고 고통받는 이들을 돕는 간호사가 되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치료를 담당한 최종윤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청년들에게서 점차 미소와 자신감이 생기며 변화하는 모습이 보여 많은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청년들에게 희망과 새로운 시작을 선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성모병원은 2021년부터 취약청년대상(시설보호아동, 자립준비청년, 학교 밖 청소년 등)을 위한 치과치료·문신제거·흉터치료·건강검진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업을 수행하는 김연순 사회사업팀장(아브라함 수녀)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상처를 잊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일"이라며 "청소년들에게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닌 따뜻한 관심과 응원으로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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