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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은 우리가 지킨다" 명절 잊은 대구 동구 산불감시원들
기사 작성일 : 2025-01-25 09:00:31

'산불 철통 감시'


(대구= 박세진 기자 = 22일 오전 대구 동구 공산동 팔공산 대왕재 산불감시초소에서 윤두영 산불감시원이 망원경으로 전방을 살피고 있다. 2025.1.23

(대구= 박세진 기자 = "설 명절에는 불 안 난다는 법 있나요?"

최장 9일간 이어지는 이번 설 명절 연휴 기간 묵묵히 산불 예방을 위해 출근길에 오르는 이들이 있다.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산불감시대 소속 산불감시원들이다.

25일 대구 동구에 따르면 국립공원인 팔공산 산불 예방을 위해 총 43명의 동구 산불감시원이 활동 중이다.

지난 22일 동구 공산동에서 만난 권혁태(70) 산불감시원은 "설 명절에도 산불은 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출근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씨와 함께 활동하는 김상구(76) 산불감시원은 "설 연휴에는 성묘객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산불감시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불감시원은 산불 조심 기간인 11월부터 이듬해 5월 중순까지 활동한다"며 "이 기간 1주일에 5일씩 교대로 출근하고,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7시 퇴근한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팔공산 대왕재 산불감시탑에 도착하자 2m 높이 초소에서 망원경으로 전방을 살피던 윤두영(67) 산불감시원이 눈에 들어왔다.

윤 산불감시원은 "산을 지킨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며 "저 멀리 능선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면 즉시 상황을 전파하고 불을 끄러 출동한다"고 설명했다.


대구 동구 공산동 산불감시원


(대구= 박세진 기자 = 22일 오전 대구 동구 공산동 팔공산 대왕재 산불감시초소 앞에서 윤두영(67), 권혁태(70), 송재두(70), 김상구(76) 산불감시원(왼쪽부터)이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22

2평 남짓한 넓이의 초소에는 등유 난로, 망원경, 무전기, 라디오 등이 갖춰져 있었다. 이 일대에만 이러한 감시초소와 감시탑 20여개가 운영 중이다.

이날 만난 산불감시원들은 한목소리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산불은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구 산불감시원은 "20여년간 산불감시원 활동을 했는데 대부분의 화재가 사람의 실수로 인한 것이었다"며 "주로 논이나 밭을 태우거나 등산객들이 버린 담배꽁초로 불이 났다"고 말했다.

산림청도 산림 100m 이내 지역에서 소각행위를 일절 금지하고, 최고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매년 소각 산불은 발생하는 실정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2023년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 596건 중 378건이 논·밭 소각과 담뱃불 등이 원인이었다.

이정훈 동구 산림보호팀장은 "산불은 예방이 가장 중요한데 산불감시원들의 순찰과 계도 활동은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불 발생 때에도 산불감시원들이 '산불 진화 골든타임'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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