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경 경남도사회대통합 위원회 2기 위원장
[촬영 이정훈]
(창원= 이정훈 기자 = 지난해 연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국회의 대통령 탄핵 소추 등 정치적 불안정으로 우리 사회가 매우 혼란스럽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과 구속 과정에서 여야, 보수·진보 진영 대결 구도가 극명해지면서 우리 사회 갈등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우려가 크다.
급기야 윤 대통령 구속에 반발한 대통령 지지자들은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에 한밤 난입해 폭력 난동 사태를 일으키기까지 했다.
이러한 사회 갈등 양상에 대해 최충경 경남도 사회대통합위원회 2기 위원장은 지난 23일 창원상공회의소에서 와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가 갈등이 심해 모두 손해를 보는, 패자만 양산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연 매출 4천억원에 이르는 상장사를 일군 기업 대표이사 출신으로 경남도 사회대통합위원회 1기에 이어 2기 위원장을 맡았다.
우리나라 17개 시도 중 사회대통합위원회를 운영하는 곳은 경남이 유일하다.
여러 작은 갈등과 사회문제 해결 방안을 찾고, 그 사례를 하나씩 축적해 상생, 공존, 화합하는 사회를 만들어보겠다는 취지로 2022년 민선 8기 경남도정이 출범하면서 구성됐다.
새해 1월 6일 출범한 경남도 사회대통합위 2기
[경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뒤이은 대통령 탄핵이 우리 사회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계엄 정당성을 떠나 개발 도상국이나 계엄을 하지, 선진국 중에 계엄을 선포하는 나라가 어디 있나"라며 "지금 정치권은 '내 편 아니면 적', '흑 아니면 백'이라는 주장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을 때려 부수고 하는 게 내란과 다르지 않다"며 "우리 사회 갈등을 방치하면 더 큰 내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불안정해진 원인으로 빠른 경제성장에 따른 부의 불균형을 지적하며 비상계엄, 탄핵 정국이 촉발한 정치적 혼란이 더해져 갈등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제일 좋은 사회 구조는 모두가 '윈윈'(Win win)하는, 서로 잘 되는 것이다"며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한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쪽은 반드시 손해를 보는 '제로섬'(zero-sum)은 커녕 갈등이 너무 심해 모두 피해자가 되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 사회 분열·갈등을 치유할 방법으로 누군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군가 물러나지 않으면 모두가 패하는 게임이 절대 끝이 나지 않는다"며 "기득권자, 가진 쪽, 배운 쪽, 힘 있는 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재차 말했다.
2022년 한화오션(옛 대우조선) 협력업체 노동자 점거 농성 플래카드
[ 자료사진]
1기 경남도 사회대통합위원회는 2022년 51일간 도크를 점거한 협력업체 노조 집행부 5명을 상대로 470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낸 한화오션 사측에 소송 취하를 계속 권고했다.
자신도 '사용자'라는 최 위원장은 "한화오션이 소송을 취하하면 주주들한테 배임으로 고소당할 수 있다"면서도 "협력업체 근로자 5명에게 470억원을 배상하라는 것은 아무 실익도 없는 소송이라는 비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래서는 끝이 나지 않는다"며 "힘이 더 있는 쪽이 손을 한번 내밀어야 한다. 한화오션이 소송을 취하하면 '불법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협력업체 근로자 입장을 우리(사회대통합위)가 받아내겠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다문화를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도 냈다.
그는 "거제 조선소만 봐도 도크에서 일하는 사람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다"며 "그들에게 인격적 대우를 하고 성실한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계속 머물면서 우리 사회에 기여하게 하면서 식구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남도 사회대통합위원회 2기는 도민 70명이 참여해 새해 1월 초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최 위원장은 "당장 눈에 띄는 것, 손에 잡히는 것이 없더라도 누군가가 나서 갈등을 풀려는 시도를 해봐야 한다"며 "사회대통합위원회 활동이 쌓이고 쌓여 우리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 밑거름이 되고 그 나비 효과가 우리나라 전체로 퍼져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하는 최충경 사회대통합위원회 2기 위원장
[촬영 이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