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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大雪은 가장 빈번한 '서해안형'…다음 주에도 예고
기사 작성일 : 2025-01-31 16:00:30


지난 29일 서해상에 해기차에 의해 형성된 눈구름대가 내륙으로 유입되는 모습을 포착한 위성영상. [국가기상위성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영 기자 = 지난 설 연휴 때 대설(大雪)은 이른바 '서해안형'에 해당한다. 많은 눈, 특히 충청과 호남을 중심으로 눈이 쏟아진다면 십중팔구는 서해안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빈번히 나타나는 대설 메커니즘이다.

당장 2월로 접어드는 다음 주 초중반에도 호남에 서해안형 대설이 예상된다.

31일 기상청 적설 기록을 보면 설 연휴였던 27∼30일 내린 눈이 가장 많이 쌓였을 때(최심신적설) 충북 진천 45.2㎝, 전북 임실 37.9㎝, 강원 횡성 35.5㎝, 경북 봉화 30.8㎝, 경기 안성 26.6㎝에 달했을 정도로 많은 눈이 왔다.

제주산지는 27∼30일 최심신적설이 72.7㎝였다.


눈 내리는 서울


이진욱 기자 =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을 맞으며 이동하고 있다. 2025.1.31

연휴 때 대설의 원인을 살펴보면 크게 둘로 나뉜다.

우선 우리나라 북쪽 대기 상층에 자리한 절리저기압에서 찬 공기가 가라앉아 서해 쪽에 저기압이 형성되면서 1차로 구름대가 만들어졌다.

대기 상층에서 공기가 빠르게 하강하면 하강한 지점의 공기를 튕겨내 상승시키면서 저기압을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같이 북반구에서는 저기압 중심부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바람이 분다.

이에 우리나라 북서쪽에 자리한 저기압 전면에서는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유입되고 후면에서는 한랭건조한 북서풍이 불면서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충돌해 임시공휴일인 27일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이후 저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할 때는 저기압 후면과 우리나라 남서쪽에서 세력을 넓히던 대륙고기압 사이로 북서풍이 불며 서해상에 눈구름대가 만들어졌다. 이 구름대가 서풍에 실려 내륙으로 들어오면서 많은 눈을 뿌렸다.

찬 공기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물 위를 지나면 대류운이 형성된다.

물에서 대기 하층으로 열과 수증기가 공급되면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대류가 발생해 구름이 만들어진다. 이를 '호수효과'라고 부르는데 캐나다 오대호에서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기상청이 2001∼2010년 대설경보가 내려질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린 사례 50건을 원인에 따라 6가지로 구분했을 때 그중 2가지(서해안형과 동해안형)가 호수효과에 의한 것이었다.

특히 서해안형에 대해 기상청은 "충남 서해안과 전북에 많은 눈을 내리는 경우로 가장 빈번하게 대설을 유발하는 유형"이라고 설명한다.

호수효과에 의한 구름대는 물에서 대기로 열과 수증기가 많이 공급될수록 잘 발달한다. 결국 물과 공기 간 온도 차가 크고 공기가 물을 지나는 거리가 길 때 눈구름대가 강하게 발달한다.

지난 연휴 때는 서해상 해기차(해수와 대기의 온도 차)가 20도에 달하면서 눈구름대가 매우 잘 발달했다. 서해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다소 높았기 때문이다.

물론 서해상에 눈구름대가 발달하기만 해선 내륙까지 눈이 오진 않는다.

서풍이 눈구름대를 밀어 내륙으로 유입시켜야 하는데 지난 연휴에는 저기압이 우리나라 북쪽을 통과할 때 서풍이 불어 내륙 깊숙이 눈구름대가 들어왔다.

지난 연휴 때 대설은 구조적으론 작년 11월 말 서울 등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졌을 때와 같았다.

특히 지난 연휴에는 눈과 함께 추위가 찾아와 눈이 잘 쌓이게 했다.

낮은 기온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바로 얼었다.

다음 주 화요일인 4일부터 목요일인 6일까지에도 호남에 최대 적설 20㎝ 이상의 '서해안형 대설'이 예상된다.

대기 상층에서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제트기류가 캄차카반도에 자리한 기압능에 막히면서 고위도 찬 공기가 중위도 쪽으로 남하하고 지상엔 서고동저 기압계가 형성돼 찬 북서풍이 서해상으로 불면서 눈구름대를 발달시키고, 이에 호남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겠다.


'설날에 설중 산책'


(광주= 정다움 기자 = 대설특보가 발효된 29일 오전 광주 서구 광천동 인근 광주천변에서 한 시민이 설중 산책을 하고 있다. 202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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