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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입춘'부터 다시 강추위…내주 평일내내 최저 -10도 밑돌듯
기사 작성일 : 2025-01-31 17:00:33

추위 닥친 서울


[ 자료사진]

이재영 기자 = 올해 입춘(立春)은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듯 춥겠다. 물론 입춘이 2월인 만큼 추운 것이 놀랄 일은 아니다.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주말까지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유입돼 기온이 평년기온보다 1∼3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이후 찬 북서풍이 불어 들면서 사실상 다음 주 평일 내내 기온이 평년기온보다 5도 이상 낮은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절기 입춘인 2월 3일 월요일부터 강추위가 나타나겠다.

일요일인 2월 2일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6도에서 영상 6도 사이, 낮 최고기온이 영상 5∼13도로 평년기온(최저 영하 12도에서 0도 사이·최고 영상 1∼8도)을 5도 안팎 웃돌겠다.

그런데 2월 3일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에서 영상 2도 사이이고 낮 최고기온이 영하 4도에서 영상 6도 사이로 아침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고 낮에는 평년보다 꽤 낮을 전망이다.

이후 4∼6일은 아침 기온이 영하 15∼영하 5도, 낮 기온이 영하 5∼영상 5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4∼6일에는 최고기온도 영하인 지역이 서울을 비롯해 많겠다.

추위의 원인으로 우선 캄차카반도에 기압능이 자리해 우리나라 북쪽 대기 상층에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빠르게 흐르는 제트기류를 가로막는 점이 꼽힌다.

직진하던 제트기류가 기압능에 막혀 남쪽으로 더 굽이쳐 흐르게 되면서 고위도 찬 공기가 우리나라 등 중위도로 더 내려오겠다.

대기 하층에선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서쪽에 고기압, 동쪽에 저기압이 자리하는 '서고동저' 기압계가 형성돼 북서풍이 불어 추위를 일으키겠다.

겨울철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면 지상에 강풍이 불게 된다.

건조공기는 무거워서 아래로 가라앉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공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성분은 질소로 약 80%를 차지한다.

건조하다는 것은 공기 중 수증기가 적다는 의미고, 이는 질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다. 공기 중 수증기가 늘면 질소 분자를 밀어내 일정 단위의 공기 중 질소의 비중이 줄어든다.

그런데 수증기의 분자량이 질소의 분자량보다 적다. 수증기 분자량은 1몰(mol)당 18g인데 건조공기 분자량은 평균 29g이다. 이에 건조공기가 습한 공기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다.

강풍은 체감온도를 낮춰 추위를 훨씬 심하게 느끼게 한다.

통상 풍속이 1㎧ 빨라지면 체감온도는 1.6도 정도 내려간다고 본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울산= 김용태 기자 = 입춘을 사흘 앞둔 31일 오전 울산시 중구 울산향교에서 유림이 아이들과 함께 입춘방을 붙이고 있다. 2025.1.31

다음 주 추위는 2월 6일께 누그러질 가능성이 있다.

대기 상층 찬 공기가 분리되면서 우리나라 남서쪽에 고기압이 자리, 서풍이 불면서 기온이 올라갈 가능성을 일부 수치예보모델이 제시하고 있다.

다만 수치예보모델은 6일 이후에도 북서풍이 부는 기압계가 유지되는 상황을 내다보는 모델이 다수다.

기상청은 "6일부터 기온이 평년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은 변동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입춘과 같은 24절기는 기본적으로 2천400여년 전 중국 황허강 부근 화북지방 기후를 기준으로 설정됐기에 현재 우리나라 기후와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입춘도 뜻은 '봄에 들어서는 날'이지만 봄 날씨인 적은 많지 않다.

1973년부터 작년까지 52년간 서울 입춘 평균기온을 살펴보면 영하인 적이 35번으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최고기온이 영하, 즉 종일 영하에 머물렀던 적도 12번이나 된다.

가장 따뜻했던 입춘은 작년으로 서울 평균기온이 영상 7.3도,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이 각각 영상 12.2도와 영상 3.7도로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났었다.

제일 추웠던 입춘은 1980년으로 서울 평균기온이 영하 9.7도,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이 영하 6.1도와 영하 12.5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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