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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네이버 제공]
김주환 기자 =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가 7년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 최일선에 복귀한다.
이 창업자의 복귀는 경쟁사 카카오[035720]가 오픈AI와 공동전선을 형성하고, 중국 딥시크(Deepseek)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연구 성과를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에서 네이버의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읽힌다.
네이버 이사회는 6일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사내이사 복귀 안건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의결했다.
이 창업자는 향후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 네이버의 AI 전략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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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이해진, 엔비디아 젠슨 황과 소버린 AI 논의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젠슨 황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국가별 인공지능(AI)인 '소버린(Sovereign·주권) AI' 문제를 논의했다. 사진은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최수연 네이버 대표. 2024.6.27 [네이버 인스타그램 캡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소버린 AI' 강조하며 자체 LLM 개발하는 네이버
네이버의 AI 전략은 '소버린(주권) AI', 즉 국내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개발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반영한 AI다.
네이버는 2023년 자체 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고도화 작업에 속도를 내왔다.
그간 국내 기업들도 LLM 개발에 도전해왔지만, 오픈AI·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영어는 물론 한국어까지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경쟁에서 밀렸다.
이에 오픈AI와 파트너십을 선언한 카카오처럼 외부 LLM을 활용한 앱 개발로 전략을 수정하거나, 기기에 탑재가 가능한 온디바이스 소형언어모델(SLM) 연구로 선회한 바 있다.
그러나 네이버는 계속해서 초대규모 LLM 개발에 주력해왔다.
동시에 네이버 앱을 중심으로 한 검색·쇼핑·광고·커뮤니티 생태계와 클로바노트·치지직 등 각종 서비스에도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탑재해왔다.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에서 우군을 찾으려는 노력도 지속해왔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사우디 아람코 자회사 아람코디지털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중동 지역에 최적화한 아랍어 기반의 소버린 AI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5월에는 필리핀 현지 기업과 소버린 클라우드 및 AI를 활용한 필리핀의 디지털 전환을 공동 추진하기로 하는 등 IT 업계의 변방으로 여겨지던 국가들부터 공략해나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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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PC통신→인터넷 전환 주도한 이해진…AI 시대 역할은
이 창업자는 한국 IT 생태계를 1990년대 말 PC통신에서 2000년대 인터넷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는 데 주도적인 공을 세운 대표적인 '벤처 1세대' 경영인이다.
이 창업자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 석사를 졸업하고 1997년 삼성SDS에서 사내 벤처로 네이버를 시작했다.
1999년에는 '네이버컴'이라는 이름으로 창업했고, 2001년에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세운 한게임과 회사를 합병해 NHN[181710]을 세웠다.
이 창업자는 2004년부터 2013년까지 NHN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네이버를 국내 포털 업계 1위 반열에 올려놓았다.
2013년 한게임 부문이 NHN엔터테인먼트(현 NHN)으로 분사하면서 회사 이름이 네이버로 변경된 이후에도 줄곧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던 그는 2017년 3월 "회사 사업에만 매진하겠다"며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내려왔고 이듬해에는 19년만에 등기이사직도 내려놨다.
인터넷·플랫폼 시대 성공을 이끌었던 이 창업자는 지난해부터 네이버의 AI 기술 투자 행보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작년 5월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강연으로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6월에는 최수연 대표와 미국을 방문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또 9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을 찾아 아랍어 기반 LLM 개발을 선언하기도 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딥시크 등장을 계기로 후발 주자도 오픈AI 같은 선두 기업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인터넷 시대를 이끈 이 의장의 복귀 역시 네이버가 한국판 딥시크 같은 LLM을 만들고, 이를 사업화까지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