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혜미 기자 = 롯데쇼핑[023530]이 작년에 4천73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통상임금 대법원판결에 따른 추정 부담금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전년보다 5.7% 증가한 것이다.
롯데쇼핑은 15년 만에 부동산 자산 재평가를 통해 부채비율을 대폭 낮췄고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 백화점·마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 성장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주당 3천800원을 배당하기로 하면서 신동빈 회장은 롯데쇼핑에서 110억원을 배당받는다.
롯데쇼핑은 연결기준 작년 매출이 13조9천866억원으로 전년보다 6.9%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작년 내수 부진 장기화와 국내 정세의 불확실성 등 비우호적인 소비 환경이 이어진 가운데 롯데쇼핑이 전 사업부에 걸쳐 점포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하면서 매출이 소폭 줄었다.
작년 영업이익은 4천731억원으로 6.9%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작년 12월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추정 부담금 532억원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5천372억으로 오히려 5.7% 증가한 수준이다.
롯데쇼핑이 15년 만에 진행한 부동산 자산재평가 결과도 작년 실적에 반영됐다.
롯데쇼핑은 자산의 실질 가치 반영,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작년에 토지자산을 재평가했다.
자산재평가 결과 토지 장부가가 17조7천억으로 직전보다 9조5천억원 늘었고 부채비율은 190.4%에서 128.6%로 대폭 낮아졌다.
다만 작년 3분기까지 흑자를 유지하던 연간 순이익은 자산 재평가로 인한 손상 인식과 영업권 손상 등으로 회계상으로 적자 전환했다.
롯데쇼핑은 자산 재평가를 통해 신용평가 등급, 투자재원 조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 로고
[롯데쇼핑 홈페이지 캡처]
작년 실적을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백화점 매출은 3조3천193억원, 영업이익은 4천억원으로 0.5%와 17.8% 줄었다.
백화점 거래액은 잠실점 3조원 달성 등 대형점포를 중심으로 신장세를 보여 연간 거래액 18조4천억원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통상임금 부담금 192억원을 반영한 수치다.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쇼핑몰 사업을 성공적으로 시작하고, 본점과 인천점 등 핵심 점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리뉴얼을 진행해왔다.
올해 국내 백화점은 롯데타운 조성과 타임빌라스 확대를 중심으로 실적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잠실점은 식품관을 시작으로 본관 리뉴얼에 착수해 '롯데타운 잠실'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본점은 명품관 리뉴얼 및 K-패션관 조성 등을 중심으로 '롯데타운 소공'의 위상을 확대해 나가고, 인천점도 키즈관, 패션관 등을 추가로 새로 단장할 예정이다.
마트와 슈퍼마켓 국내 사업부문 작년 영업이익은 465억원이며 통상임금 부담금 222억원을 제외하면 687억원을 올렸다.
롯데마트는 올해 신규점 오픈과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의 지속적인 리뉴얼, 슈퍼는 가맹 사업 강화 등을 통해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선다는 목표다.
또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백화점 해외사업은 작년 매출이 1천157억원으로 43.7% 증가했다. 특히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지속해 성장하는 베트남에서 매출이 116.3% 증가하며 해외사업의 견고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작년 10월과 11월에는 흑자를 달성했다. 인도네시아 백화점에서도 영업이익이 3배 이상 성장했다.
롯데마트 해외사업의 작년 매출은 1조4천970억원으로 3.0% 늘었고, 영업이익은 478억원으로 19.6% 증가했다.
특히 베트남 사업에서 2022년 1분기부터 12개 분기 연속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대비 증가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2021년부터 작년까지 3년 동안 매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해외 현지 사업환경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 조직을 상반기 내 구성해 동남아 사업의 구심점으로 삼아 해외사업 확장을 추진한다.
e커머스(롯데온) 사업부는 작년 매출이 1천198억원으로 11.3% 줄었으나 영업손실이 685억원으로 전년보다 141억원 줄었다.
홈쇼핑의 작년 매출은 9천249억원으로 1.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98억원으로 503.4% 증가했다.
홈쇼핑은 고마진 상품 비중을 확대하고, 시니어 마케팅 강화, 판매관리비 절감 등 비용 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을 크게 늘렸다.
컬처웍스의 작년 매출은 4천517억원으로 19.6%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컬처웍스는 국내 영화 시장의 회복 부진과 대형 상영작 부재로 매출이 줄었지만, 판관비 절감 노력으로 영업이익을 냈다.
롯데쇼핑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치를 각각 14조원, 6천억원으로 제시했다. 영업이익 목표치는 작년보다 26.9% 증가한 것이다.
김원재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작년에는 전 사업부의 내실 강화 중심 영업활동으로 매출이 감소했으나, 일회성 비용을 제거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며 "올해 해외사업과 신사업 강화를 통해 침체한 내수시장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