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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거래소 이사장 "밸류업 상당히 성공적…보상·유인 마련 노력"(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11 16:00:19

인사말하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류효림 기자 =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한국거래소 이사장 2025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2.11

조민정 기자 =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1일 증시 진입·퇴출 관리체계를 개선하고 불법 공매도 규제를 강화하는 등 투자자의 신뢰를 제고하는 데 올해 업무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해외 증시 및 가상자산으로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 자본시장 밸류업 달성 ▲ 미래 성장동력 확보 ▲ 투자자 신뢰 제고 ▲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한국거래소의 4대 핵심전략으로 소개하면서 지난달 발표한 '상장폐지·IPO 개선안'을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과제"로 꼽았다.

금융위가 지난달 발표한 개선안은 감사의견이 2회 연속 미달인 상장사는 즉시 상장 폐지되도록 하는 등 '좀비기업'의 증시 퇴출을 신속하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IPO(기업공개) 기업의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중 40% 이상을 의무보유 확약한 기관 투자자에게 우선 배정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 이사장은 상장과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면서 관련 시장이 위축될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 "(강화된) 기준이 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상장이든 상장폐지든 빠르게 판단해주는 것이 중요하며 상장의 경우 '희망 고문'을 해서는 안되고 상장폐지와 관련해서는 이해관계자의 불합리한 요구에 원칙이 훼손되서는 안된다"고 기준과 원칙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이와 함께 "유가증권·코스닥시장 간의 차별화와 연계성을 고려한 시장관리체계 전반의 개선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전에는 코스닥 상장이 자랑스러운 일이었는데 최근에는 코스닥 시장이 신뢰를 얻는 데 조금 어려운 점이 있어보인다"며 "전체적인 구조 측면에서 개편이 필요하지 않나라는 문제의식에서 정책당국과 거래소, 연구기관이 연구를 시작했으며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기업이 각각 성장 단계와 특성에 맞춰 자본시장에서 원활히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는 이에 따라 참여 시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시장간 차별화와 연계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거래소는 주식시장 구조 개혁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정 이사장은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 도입을 통해 불법 공매도 규제를 강화하고 거래 효율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한 대체거래소(ATS)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등 투자자 신뢰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ATS 출범으로 거래소간 경쟁 구도가 마련된 데 대해 "한국거래소의 수익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축소가 불가피하겠지만, 경쟁 환경을 계기로 조금 더 효율적으로 거래시장을 운영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우수기업 선정·표창,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지속 제공해 정책이 확고히 정착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경과에 대해 은행주의 주가 상승을 예로 들며 "국제 경쟁 환경이라는 변수를 제거한 디스카운트 해소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밸류업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세제 지원 관련 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는데, 앞으로도 국회 통과를 위해 측면 지원하겠다"며 "밸류업 노력에 대한 보상과 유인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또 올 하반기 지수사용권 개방을 통해 한국물 지수 파생상품의 해외 상장을 허용하는 한편 뉴욕, 런던 사무소를 개소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선진지수 편입 마케팅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6월부터는 코스피200선물 등 파생상품 10종에 대한 야간거래(오후 6시∼익일 오전 6시)도 도입돼 밤 시간대 변동 리스크 헷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인덱스 사업 및 IT 인프라 수출 등 거래소의 수익모델을 다변화하고 금융투자상품 라인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가상자산 상품과 관련해서는 "너무 늦어지지 않는 수준에서, 그러나 투자자에 대한 보호를 고려하면서 공식적으로 가상자산 ETF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해외 주요 거래소의 사업다각화 성공사례를 벤치마크해 대응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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