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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최대 핵시설내 방폐장서 매일 2천L 오염수 누출"
기사 작성일 : 2024-10-24 02:01:02

셀라필드의 2014년 모습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 김지연 특파원 = 영국에 있는 유럽 최대 핵시설 내 방폐장에서 하루 2천100L 오염수가 땅으로 누출되고 있다고 영국 국가감사원(NAO)이 2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

NAO가 이날 잉글랜드 컴브리아주에 있는 국영 핵 복합 시설 셀라필드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시설 내 마그녹스 폐기물 저장소에서 이같은 양의 오염수가 누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보통 크기의 욕조 7개를 채울 만큼의 양이며 3년여간 그대로 누출이 이어지면 올림픽 규격 수영장을 채울 만큼이라고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셀라필드 대변인은 "방사성 물질이 지하수 망을 통해 이동하는지 확인한 결과 액체가 건물 아래(점토층)에 고여 이동하지 않는다고 상당히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근로자나 대중에 위험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1960년대 건설돼 세 차례 증축된 마그녹스 폐기물 저장소는 내용물을 더 안전한 시설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 중으로, 당초 2046년까지 모두 비워질 예정이었으나 이번 보고서에서는 2059년까지로 연장됐다.

셀라필드의 폐기물을 노후 시설에서 새로운 현대식 시설로 옮기고 노후 시설을 철거하는 작업에는 앞으로 100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NAO는 "셀라필드는 가장 위험한 폐기물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 왔으나 (철거 작업) 진전 속도가 계획만큼은 아니다"라며 "프로젝트 관리나 이행 속도, 인력 관리 측면에서 가격 대비 가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NAO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셀라필드 해체 비용은 1천360억파운드(243조원)로 추산된다. 이는 2019년 전망했던 것보다 18.8% 늘어났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방대한 규모의 복합단지인 셀라필드는 장기간 핵 폐기물을 보관하도록 설계되지 않은 상당수 건물이 황폐한 상태로 남아 있고 과거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어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산업 단지'로도 불린다.

원자력 발전과 핵무기 프로그램이 운영되던 시기의 핵폐기물은 물론이고 이탈리아, 스웨덴 등 다른 유럽 국가의 폐기물을 받아 수십년간 보관·처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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