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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고 곰팡이도…충북도청 정원서 이식된 나무들 고사 위기
기사 작성일 : 2024-10-29 12:01:10

(청주= 이성민 기자 = 충북도가 주차장과 잔디광장 조성을 위해 청사 내 정원에서 뽑아 외부로 옮겨심은 아름드리 나무들의 건강 상태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고사 위기에 직면한 나무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도는 이식 첫해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사 중인 충북도청사


[촬영 전창해 기자]

29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이달까지 향나무, 소나무 등 청사 내 나무 526그루 가운데 240그루를 뽑아 외부에 옮겨 심었고, 166그루는 제거했다. 대다수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심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식 장소는 충북안전체험관(94그루), 산림환경연구소(61그루), 밀레니엄타운 가식장(48그루), 도로관리사업소(24그루) 등이다.

그런데 잎이 시들거나 곰팡이가 피는 등 이식된 나무의 상태가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헌 국제수목관리학회 공인 트리워커는 "현장을 둘러본 결과 충북안전체험관에 이식된 나무 중 약 30그루는 잎이 다 말라버려 고사 단계이거나 부구균에 감염돼 줄기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나무들이 이식 과정에서 뿌리가 잘린 것으로도 모자라 가지치기마저 무분별하게 당하면서 생장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며 "생리적으로 활동이 왕성한 초여름에 이식을 진행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 나무는 이식 과정에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충북도는 밀레니엄타운 가식장에 81그루를 이식했다고 밝혔으나 실제 이식된 나무는 48그루이다.

이와 관련 충북도 관계자는 "나무를 옮기려면 뿌리째 분을 떠야 하는데, 땅속에 매설된 통신선과 전선이 뿌리와 얽혀 어쩔 수 없이 밑동을 잘라낸 나무들이 상당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나무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이식한 첫해에는 나무가 시드는 모습을 보이는 등 몸살을 앓는 게 일반적"이라며 "첫해를 넘기면 다시 건강하게 자라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담당자들이 주기적으로 나무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해충방제와 영양제 투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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