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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경합주 애리조나, 개표에 난항 전망…최대 13일 예상
기사 작성일 : 2024-11-01 06:00:59

31일(현지시간) 미 버지니아주에서 사전 투표하는 유권자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 임미나 특파원 =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의 주요 경합 주 중 하나로 꼽히는 애리조나주에서 투표와 개표 절차가 특히 복잡해 선거 결과를 발표하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지역이 될 수 있다고 미 언론이 전망했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애리조나의 선거 관리자들은 이 지역의 최대 도시 피닉스를 포함하는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개표와 집계를 모두 끝내는 데 최장 13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마리코파 카운티는 미국의 웬만한 주 전체보다 넓은 면적과 대규모 인구인 450만명이 거주하는 곳으로, 유권자 수가 많아 본 투표 당일인 11월 5일 투표 참여자들이 긴 줄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 마감 시간에 줄을 서 있는 유권자는 투표가 허용되기 때문에 이들이 모두 투표를 마치고 개표가 시작되는 시간 자체가 지연될 것으로 당국은 전망했다.

또 넓은 지역 특성상 우편투표 비중이 크고 이들 표를 11월 5일 투표일 당일까지 접수하게 돼 있어, 전날까지 우편투표 접수를 마감하고 개표를 준비하는 다른 주들보다 우편투표 개표가 늦게 시작된다.

우편투표는 표를 집계하기 전에 봉투를 스캔하고 투표지를 분류하고 유권자의 서명이 적법한지 검사해야 하므로 사전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2022년 중간선거 때는 마리코파 전체 투표자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29만3천명의 우편투표가 선거일 당일에 접수돼 개표를 지연시켰다.


31일(현지시간) 미 뉴욕의 한 투표소 앞에서 줄 서 있는 유권자들


[로체스터[미 뉴욕주] AP=]

AP는 또 애리조나 주법이 선거일 이후 최대 5일까지 유권자가 서명이나 기타 사소한 문제가 있는 투표용지를 수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점도 개표 집계를 확정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게 한다고 전했다.

WP는 이번 선거에서 마리코파 카운티의 투표용지가 긴 투표 항목으로 인해 2장에 달하는 점도 개표 과정에서 차질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투표용지는 세로 17인치(43㎝), 가로 8.5인치(22㎝) 크기의 종이 두 장으로 이뤄져 있으며, 대통령 선거를 포함해 재선에 나온 판사에 대한 인부와 낙태, 세금, 불법이민 관련 법 등 주 차원에서 투표를 실시하는 13가지 항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런 긴 투표 항목은 유권자가 투표하는 시간 자체를 늘릴 뿐 아니라, 기계를 통한 표 집계 과정에서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선거관리 당국은 기계 집계가 안 되는 투표용지를 별도의 수거함에 넣도록 할 예정인데, 이런 조치가 개표 부정에 관한 음모론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WP는 짚었다.

이 지역은 과거 공화당 성향이 강하다가 지난 10여년간 젊은 층과 라틴계 이민자 유입이 늘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마리코파 카운티에서는 2000년 이후 대선에서 공화당이 계속 승리하다가 2016년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근소한 표 차이로 이겼고, 2020년에는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불과 1만1천표 차이로 승리했다.

2020년 대선 개표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이 애리조나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개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이 지역의 선거 결과가 정확하다고 옹호한 공화당원 스티븐 리처 카운티 기록관은 트럼프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리처는 마리코파의 선거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패배하는 쪽에서 선거에 대한 전국적인 신뢰를 약화하기에 가장 좋은 지역이기 때문에 주목받는 것이라며 "자신의 이론을 부풀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주의를 집중하는 장소"라고 AP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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