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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다이아몬드의 저주?…보츠와나 58년 집권당의 몰락
기사 작성일 : 2024-11-08 08:00:59


보츠와나서 2492캐럿 다이아몬드 원석 발굴 "119년만에 가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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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ttps://youtu.be/L7rabzN0axo?si=fpTY-59QltdgMtjT

(요하네스버그= 유현민 특파원 = "하나님, 감사합니다."

지난 8월 22일(현지시간) 보츠와나에서 채굴된 것으로는 사상 최대인 2천492캐럿(498.4g)의 다이아몬드 원석 공개 행사에서 모퀘에치 마시시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실제 다이아몬드는 1966년 영국에서 독립한 보츠와나가 아프리카에서 정치적·경제적으로 가장 안정된 국가 중 하나로 성장하는 데 일등 공신이었다.

보츠와나민주당(BDP)과 정부는 독립 이듬해 발견된 다이아몬드 광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뤘고 이는 안정적인 장기 집권의 토대가 됐다.

그러나 두 달 남짓 이후인 지난달 30일 치른 총선에서 60년 가까이 집권한 BDP의 참패로 마시시 대통령은 연임에 실패하고 정권을 내주게 됐다.

이를 두고 '다이아몬드의 저주'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원석 가치 기준으로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국인 보츠와나에서 다이아몬드 채굴과 수출은 경제의 핵심 동력이다.

다이아몬드 산업은 보츠와나 국내총생산(GDP)의 25∼30%를 차지한다. 전체 수출에서 다이아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이에 따른 경제 구조의 한계로 최근 몇 년간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빈부 격차가 커졌다.

특히 다이아몬드 수요의 세계적 감소는 수출 수익과 외화 수입, 세입 감소로 이어져 경제 성장률 둔화와 함께 정부 재정 악화를 초래했다.

여기에 올해 27%까지 상승한 실업률과 경제 다각화 실패 등으로 여당에 대한 비판이 커졌고 결국 정권 교체로까지 이어졌다는 게 이런 '다이아몬드 저주론'의 골자다.


보츠와나의 두마 보코(왼쪽) 신임 대통령과 모퀘에치 마시시(오른쪽) 전임 대통령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물론 58년 만의 정권 교체에는 여당 내부의 분열과 부패, 연고주의, 장기 집권에 대한 피로감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일 발표한 총선 최종 개표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가 뽑는 61석 가운데 BDP는 고작 4석을 얻는 데 그쳤다.

제1야당인 민주적 변화를 위한 우산당(UDC)은 36석으로 과반을 확보하며 새 집권당이 됐다.

보츠와나의회당(BCP)과 보츠와나애국전선(BPF)이 각각 15석, 5석으로 그 뒤를 이었고, 나머지 1석은 무소속 후보에게 돌아갔다.

260여만 인구 중 100만명 이상이 유권자로 등록한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80%에 달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다이아몬드 시장의 붕괴로 촉발된 경기 침체에 대해 유권자들이 BDP를 처벌했다"고 촌평했다.

보츠와나는 내각책임제를 가미한 대통령제로 총선에서 승리한 다수당 대표가 임기 5년의 대통령에 임명된다.

이에 따라 하버드 대학 출신의 인권 변호사 두마 보코 UDC 대표가 지난 1일 제6대 대통령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했다. 공식 취임식은 8일 열린다.

보코 대표는 지난 1일 수락 연설에서 최저임금 4천 풀라(약 41만5천원)를 도입하고 다이아몬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경제를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선거 공약으로는 최대 50만 개의 일자리 창출과 10만 채의 주택 건설, 수도·전기 요금 30% 인하, 모든 국민에 의료보험 도입 등 야심 찬 계획을 내세웠다.

58년 만의 정권 교체였지만 순조로운 이양으로 성숙한 민주주의를 보여준 보츠와나에서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보코 신임 대통령이 얼마나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8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두마 보코 보츠와나 신임 대통령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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