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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상황 대비"→"평상 근무"…지자체도 비상계엄 불면의 밤
기사 작성일 : 2024-12-04 11:01:11

비상계엄 대응 지자체 문자메시지


[순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순천= 손상원 기자 =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비상계엄 선포에 지방자치단체와 소속 공무원들은 대응책을 긴박하게 논의·공지하며 불면의 밤을 보냈다.

4일 전남 순천시에 따르면 시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지난 3일 오후 11시 10분께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부시장, 행정지원국장, 총무과장 등 주요 보직자 9명은 부서별 대책과 함께 내년 본예산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에서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될 때까지 예산안이 의결되지 못하면 지자체장은 의결될 때까지 기관이나 시설 유지·운영, 지출 의무 이행 사안, 계속 사업 등에 한해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집행할 수 있도록 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 36분께에는 비상계엄 행동 요령을 알리는 문자메시지가 전 직원에게 전송됐다.

정위치 근무, 법정 출장 외 출장과 연가 사용 금지, 축제·행사 등 취소 또는 보류 지시가 전파됐다.

행동 요령 메시지는 날을 넘겨 4일 0시 1분 정위치 근무 시점을 "4일 근무 시간부터"라고 구체화해 재전송됐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이 전파된 뒤인 이날 오전 1시 3분 전체 공지에서는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다.

순천시는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댓글을 작성하는 등 정치활동으로 간주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금지했다.

전 직원 비상소집과 위기 상황에 대비한 비상 연락 체계를 유지하고 방호와 보안을 위해 청사 출입과 근무 중 공무원증을 항상 차도록 했다.

다행히 혼란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에 따라 윤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하면서 한밤의 꿈처럼 사라졌다.

순천시는 이날 오전 6시 10분께 전 직원에게 다시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계엄 해제 소식을 알리고 평상시대로 근무해달라고 당부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페이스북에 "자그마한 지방정부를 이끄는데도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천불이 나는 때가 많다"며 "그래도 늘 냉정함과 침착함을 유지하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노 시장은 이어 "하물며 나라를 운영하는 것은 어쩌겠는가"라며 "이 어이없는 대한민국 현실을 슬퍼한다. 책임질 사람들은 책임지고, 우선 대한민국 정치가 복원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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